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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25시]선거제 부정한 ‘민적민’, 1당 된들 뭐가 남나

‘준연동형 비례‘ 감소 의석 0, 빈껍데기만

“나쁜 정치” “꼼수”라는 미래한국당 재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불출마 의원들과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이적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권욱기자




“다양성과 다원성을 반영하는 정치제도 개혁과 의회 내 정당 간 협력의 정치를 지향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치를 보여주는 강령의 일부다. 그러나 요즘 위성정당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민주당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치개혁을 외치던 민주당은 사라지고 원내1당을 지키기 위해 악에 받친 보기 민망한 모습만 남았다.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의 목적은 분명 ‘다양성과 다원성을 반영하는 정치제도 개혁’이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소수정당들에 지지율에 걸맞은 의석을 보장하고 그만큼 지역구에서 과대대표되는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는 데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위성정당을 만들며 줄어드는 의석수를 ‘0개’로 만들어버렸다. 어떤 정당도 준연동형 비례제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선거제는 빈껍데기가 돼버렸다.



‘다양성의 정치’를 살릴 마지막 기회마저 민주당은 끝내 외면했다. 녹색당과 민중당 등 소수정당의 플랫폼이 되겠다며 정치개혁연합이 손길을 내밀었으나 민주당은 매몰차게 뿌리치고 ‘친조국’ 정당인 시민을위하여와 손을 잡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념이나 성 소수자 논쟁을 일으킬 당과의 연합은 어렵다”고 했다. “선거에 논란이 될 만한 이슈(윤호중 사무총장)”라는 이유로 다양성은 논의 대상도 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통합당의 전철을 밟고 있다.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정당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참 나쁜 정치’”를 답습했고, “꼼수”라던 의원 꿔주기까지 닮아가고 있다. “그런 짓을 해서 되겠느냐”고 한 지 두 달 만이다. 한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발언이 현재의 조국을 부정한다는 뜻에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민적민(민주당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탓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위성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선거연합에 참여했던 가자평화인권당은 “아베(신조 일본 총리)보다 못한 게 민주당”이라고 규탄했다. 정치개혁연합은 “또 하나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길을 선택한 민주당에 깊은 유감”이라며 해산했다. 비례위성정당만 투표지에 남은 4·15총선에서 민주당은 1당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강령마저 부정한 채 1당이 된들 민주당에 무엇이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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