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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경제쓰나미…세개의<실업+부의감소+기업둔화>파도가 몰려온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신용평가사 무디스 경고

韓·美·日 등 이미 경기침체 단계 진입

美 일자리 1,800만개 영향·수백만 실직

8월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0.4% 성장

베이비부머 ‘역 부의효과’에 GDP 2%↓

지난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코로나19: 글로벌 경기침체’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무디스는 국가와 기업 신용등급을 매기는 만큼 향후 경기전망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무디스는 코로나19를 ‘경제 쓰나미’로 정의하고 세 가지 파도가 몰려온다고 했습니다. 대규모 실직과 부의 감소, 그리고 기업의 활동 둔화가 그것이죠. 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로고. /위키피디아




역사적으로 이런 사건은 없었다…소비 줄이는 베이비부머

이날 세미나에 나선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이런 사건은 없었다”고 단언했습니다. 9·11 테러 때도 기업들은 정상적으로 운영했다는 것이죠. 코로나19는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본 사태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세 가지 파도 얘기를 꺼냈습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오는 충격파죠. 첫 번째 대규모 실업입니다. 그는 3월 둘째 주(8~14일) 28만1,000명으로 치솟은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이번 주부터 폭증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자체 조사(사람들이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 것 등) 결과 향후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80만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4월부터 7~8월까지 고용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무디스는 미국 내 실직자가 수백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점쳤는데요. 특히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고 사업에 영향을 받는 기업의 일자리만 1,8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업은 미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게 소비인데 일자리 감소는 소비급감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1인당 1,200달러씩 주머니에 꽂아 주려고 하는 것이지요.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순히 실직이 아니라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두 번째는 ‘역 부의 효과’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개인이 갖고 있는 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돈을 더 쓰게 됩니다. 이것을 ‘부의 효과’라고 하지요.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안에 주식시장이 완전히 깨진 상태입니다. 지난달 2만9,000선을 돌파하며 3만을 넘보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0일 1만9,173.98로 마감했습니다. 무려 30% 넘게 폭락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도 30% 넘게 급락했습니다.

문제는 50~60대 베이비 부머입니다. 이전 세대보다 이들은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퇴직연금 401k도 주식시장 폭락에 문제가 됩니다.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주식의 절반 이상이 붐 세대들이 소유하고 있다”며 “자산이 증발한 상황에서 이들은 소비를 크게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무디스는 이것만으로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습니다.

빨간 색 국가가 경기침체에 들어선 나라들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뺀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상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


업황둔화에 고위험 부채 2.8조달러…기업, 돈 갚아도 문제

마지막 세 번째 파도는 바로 기업입니다. 코로나19에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레저와 운송, 여행을 비롯해 음식, 숙박 등 사실상 대면 영업을 하는 모든 업종이 대상입니다. 당장 기업체감 경기확산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수요 감소로 많은 부도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히 현금이 없고 금융권에 접근이 어려운 소기업을 중심으로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같다는 것도요.

특히 500인 이하 소기업의 어려움은 다시 고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500인 이하 기업이 전체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고위험 기업대출이 많습니다. 이날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차입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부채(대출+회사채) 규모가 2조8,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10년 이상 흘렀고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규모가 큰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아이러니한 건 부실 우려 기업들이 돈을 갚아도 문제라는 점입니다. 매출이 급감한 상태에서 부채를 갚으려면 해고를 하거나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또다시 경기둔화의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이렇다 보니 전세계가 경기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는 게 무디스의 판단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주요 국은 모두 빨간색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영국, 러시아, 우리나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에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까지 경제규모가 있는 나라는 예외 없이 붉습니다. 예외는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입니다. 무디스는 이들이 정부의 강력한 방역정책에 2·4분기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코로나 8월까지 가면 최악의 시나리오

이날 무디스는 기존의 경제성장 전망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최악의 경우(Critical pandemic)는 세계경제는 올해 1·4분기 연환산 기준 전기 대비 -6.5% 성장하게 됩니다. 미국은 -1.3%, 중국은 -27.2%입니다. 유로존은 -5.7%까지 떨어집니다. 올해 전체로도 전세계는 -0.4%, 미국은 -0.5%를 기록하게 됩니다. 유로존 역시 -2.7%까지 하락합니다. 중국 역시 1.7%로 최악의 실적을 받게 됩니다. 이는 다음 달에 정점을 찍은 코로나가 7~8월까지 가며 치사율 2%, 입원률 4~5%, 전세계 100~200만명 감염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가 8월까지 갈 수 있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수치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국은 2·4분기와 3·4분기에는 각각 21.4%와 28.9%로 성장률이 급격하게 오르는 ‘V’자 형태를 보여주게 됩니다. 4·4분기는 6.1%로 낮아집니다.

상황은 좀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1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한 미국 정부 외에 독일과 영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곳곳에서 초대형 재정투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와 금리인하도 계속됩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9개국과 통화스와프를 추가로 체결해 글로벌 달러공급도 늘린 상태입니다. 이 같은 조치들은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정부가 아무 것도 안 하면 월가와 신용평가사들의 전망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 더 심해지겠지요. 하지만 각국이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돈을 쓸 때입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위기가 아닌 상황에 돈을 뿌려댄 것이 두고두고 아쉽지만 위기 때 쓰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찾아옵니다. 물론 효과가 가장 높은 곳에 제대로 쓴다는 전제 아래서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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