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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시그널] 위기의 두산중공업 <중>신용등급 사실상 ‘정크본드'
[편집자주]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흔들리고 있다. 탈(脫)원전 등의 여파로 본업 경쟁력이 위축돼 현금 창출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다음달부터 조(兆) 단위 회사채 등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이미 유동성 위기 단계로 돌입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두산중공업의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등 위기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자칫 또 다른 금융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계상황에 몰린 두산중공업의 현 실태를 서울경제 시그널이 점검했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추가 자금 조달 카드도 꺼내기 어려워졌다. 실적 회복 가능성이 요원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까지 흔들린 탓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8% 넘게 폭락하면서 1500도 깨졌다. 지수가 1500을 밑돈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도 오후 한때 전일 대비 10.02% 내린 2,605원에 거래되면서 신저가를 경신했다.

두산중공업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증시가 급락하면서 회사의 추가 자금조달 계획에도 먹구름이 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향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발행을 염두에 둔 정관 변경을 의결했다. 현재 회사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 적격 최하단이다. 여기에 조만간 등급이 내릴 것이라는 의미인 ‘부정적’ 전망까지 달려있어 사실상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CB와 BW발행 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며 BW는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발행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볼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지면 만기까지 유지해 이자를 받는 기본 구조로 손실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일반 사채 대비 투자자 모집이 수월하다. 사모 발행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신용등급도 불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증시와 주가가 급락했다. 두산중공업은 19일 장 중 한때 2,77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기업 입장에선 하락장에서 메자닌을 발행하기가 부담스럽다. 향후 회사의 주가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재무제표상 손실이 발생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186.1%로 이미 과중한 상황이다.

메자닌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5조1,122억원으로 이중 1조2,435억원을 올해 갚아야 한다. 천안 청당, 용인 삼가 사업의 착공도 장기간 지연되면서 약 3,127억원의 우발채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차입금과 PF 우발채무 만기가 단기화돼 있는 반면 낮은 신용등급으로 유동성 확보 수준은 미흡한 상태다. 최근 대규모 명예퇴직에 이어 일부 휴업까지 검토하면서 회사에 대한 시장의 투심은 더 얼어붙었다.

두산그룹으로부터 증자를 받기 위한 포석도 마련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이사회는 발행주식 총수의 한도를 현재 4억주에서 20억주로 늘리기로 결의했다. 자본금의 한도도 기존 2조원에서 10조원까지 확대한다.

그룹은 지난해에도 자회사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등 회사에 대한 지원을 이어왔다. 두산중공업이 진행한 4,71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1,415억원을 출자했다. 손자회사인 두산밥캣도 지난해 차입금(2억5,000만 달러, 한화 약 3,000억원)을 두 차례나 조기상환하며 재무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됐다. 자칫 잘못하면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심원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의 허리 역할을 하는 두산중공업의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인프라코어와 밥캣의 이익이 지주회사로 흘러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룹 전체의 원활한 자원배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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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7:01:56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