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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커지는 자금경색 신호…신용스프레드 9년만 최대, 32개 기업 '신용경고등'

국고채 투자 늘리고 회사채 기피

시중은행 이어 포스파워도 미달

기업 자금조달 경색 갈수록 심화

SK이노·LGD 등 신용전망 줄하향







# 경영악화에 일부 휴업을 추진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사채는 1조2,435억원에 달한다. 다음달 4,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6월까지 자금 대부분이 몰려 있다. 휴업으로 정상 가동이 되지 않으면 차입금 상환 압박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진퇴양난이다.

# 운영자금이 없어 돈을 빌리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은 빌려준 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에어서울의 이전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해 3월22일 회사로부터 200억원을 단기차입한 후 100억원만 갚고 나머지는 1년 연장을 요구했다. 급해진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100억원을 다시 차입해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글로벌 경기에 스며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기업들은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금리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뺀 신용 스프레드는 0.715%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유로존 부채위기 이후 약 9년 만의 최고치다. 연초(0.58%포인트)에 비해서도 135bp(1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고채 투자를 늘리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위험한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초우량등급으로 평가받는 시중은행의 회사채마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본지 3월14일자 18면 참조) 이달 13일 하나은행(AA)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사전청약에서 2,7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포스파워(AA-)도 5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유효수요(금리밴드 상단)에 해당하는 주문이 없어 회사는 발행을 철회하는 것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회사채 가격 하락이 예상되자 유통시장에서는 일부 기관들의 ‘패닉셀’이 쏟아지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용전망도 악화일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LG화학·LG디스플레이(034220)·KCC(002380) 등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추가 강등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 ‘부정적’ 등급전망이 붙은 곳도 14곳에 이른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보다 많은 32개 기업에 대해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기업들의 신용도 하락으로 시장의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경색국면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들의 잇따른 디폴트 선언도 불가피할 정도”라고 말했다./김민경·한동희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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