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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성비' 노브랜드 버거 통했다

초저가 '정용진 버거' 애칭 얻으며

200일만에 판매량 100만개 돌파

코로나 불황에도 17일 20호점 출점

맥도날드·버거킹 등 가격인하 촉발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의 미래에 대해 줄곧 했던 말이다. 이런 정 부회장이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벌인 2030 소비 실험은 성공적이란 평가다. 초저가의 대표로 노브랜드버거는 ‘줄서서 먹는 햄버거’, ‘갓성비’, ‘ 정용진 햄버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득이 줄어든 사람이 많은 가운데 주머니 부담이 적은 노브랜드 버거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5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8월 19일 홍대점을 오픈한 이후 2월말까지 총 100만개가 판매됐다. 약 200일만에 100만개를 돌파했다. 신세계푸드는 17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노브랜드 버거 20호점을 오픈한다. 불황에 코로나19가 겹쳐 외식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시기에 신규 출점은 이례적이다.

◇올림픽 선수단 대상 맛 테스트 ‘합격’=지난해 노브랜드 버거 출시 당시만 해도 글로벌 업체들이 각축하는 햄버거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출시 초기부터 매장 당 하루 프랜차이즈 ‘특A점포’ 수준인 1,000개가 팔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가격이 싸더라도 맛이 없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노브랜드 버거의 맛을 위해 20여명의 셰프가 3년간 식재료와 조리법을 연구했다. 정 부회장이 노브랜드버거 제품·패티·소스 개발 과정에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케이터링을 맡으면서 세계 선수를 대상으로 노브랜드 버거 맛 테스트도 했다. 당시 400여개 선수단 메뉴 가운데 노브랜드 버거는 한 끼에 10개를 넘게 먹는 선수들이 나올 정도로 인기 메뉴였다. 이 햄버거는 현재 노브랜드 버거의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버거’가 됐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 점포가 지역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오는 4월까지 미아사거리점, 거여역점, 학동역점을 오픈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돌풍 비결은 역시 가격=노브랜드 버거의 가격은 단품 1,900에서 시작한다. 세트(감자튀김·음료 포함)는 3,900~6,900원 수준이다.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는 단품 3,500원으로 타사 유사 메뉴에 비해 1,000원 가량 저렴하다. 노브랜드 버거가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외식 뿐 아니라 급식, 식품제조, 식자재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신세계푸드의 경쟁력이 발휘된 결과물이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에 들어가는 재료 약 100가지를 개별적으로 발주해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각 사업부의 식재료 담당자들과 협업을 통해 노브랜드 버거에 들어가는 재료를 중심으로 공동발주해 식재료의 가격을 낮췄다.

대부분 햄버거 업체들이 메뉴에 따라 다른 패티를 사용하는 방식을 쓰는 반면 노브랜드 버거는 10여종의 메뉴에 모두 같은 패티를 사용하고 소스나 추가되는 재료(토마토·치즈·채소 등)로 특색 있는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해 경쟁력 있는 패티 가격을 만들어냈다.

◇기존 업체들도 가격 ‘맞불’=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의 거침없는 행보에 기존 햄버거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낮추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노브랜드 버거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업계도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말 인기 햄버거 세트를 하루 종일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맥올데이’ 라인업을 가장 인기있는 빅맥, 맥스파이시 상하이(4,900원)와 1955 세트(5,900원)로 재편했다. 점심 시간에 보다 저렴하게 햄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맥런치 대신에 하루 종일 할인가격이 반영된 맥올데이는 소비자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한국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 플랫폼인 ‘맥드라이브’의 최근 3주간 매출이 이전보다 20% 증가했는데 상당 부분을 맥올데이 세트가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버거킹 역시 대표 프리미엄 메뉴인 와퍼를 3,900원에, 와퍼 주니어를 1,900원에 판매하는 등 지속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 버거 세트를 하루 종일 4,900원에 판매하는 ‘올데이킹’ 메뉴가 ‘사딸라’ 마케팅과 시너지를 내며 큰 인기를 얻자 지난 달에는 올데이킹으로 즐길 수 있는 신메뉴 2종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버거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노브랜드 버거로 촉발된 햄버거 업계의 저가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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