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회들, 주일 앞두고 긴급 예배 중단 논의 들어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 중단 발표에

새에덴교회, 사랑의교회 등 논의 중

개신교인들 예배 열리면 참석할 것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입구가 잠겨 있다./연합뉴스

국내 최대 규모의 개신교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일 예배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주말을 이틀 앞두고 다른 교회들도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논의에 나섰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활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앞서 주일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대형교회들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책으로 오는 3월1일부터 8일까지 2주간 모든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신도 수 56만명에 달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일 규모로는 전 세계에서 신도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일 예배 중단은 최근 종교시설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대형 교회의 예배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른 조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예배 중단 결정은 그동안 주일 예배 강행 입장을 고수해오던 다른 대형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교회 가운데는 현재 용인 새에덴교회와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등이 주일 예배 진행 여부를 재논의 중이며, 오늘 중으로 예배 진행 여부를 결정해 신도들에게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주일 예배를 중단하기로 한 교회는 명성교회, 소망교회, 온누리교회, 은혜와진리교회 등이다.



앞서 신천지를 시작으로 서울 명성교회와 소망교회 같은 대형 교회에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종교단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천주교와 불교계는 전국 모든 성당과 사찰의 예배와 법회 중단을 발표했고, 원불교도 이날 법회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개신교는 예배 중단 여부를 개별 교회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특히, 교회가 나서 예배 중단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개신교인 중 상당 수가 예배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추가 감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가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일 예배를 아예 중단하자’는 의견에 71%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는 3월1일 열리는 주일 예배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9%에 달했다. 이는 교회가 나서 예배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신도들은 계속 예배에 참석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최성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