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채용시장 마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공무원 채용 일정은 연기되고 대기업 대부분이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채용규모를 여느 때 대비 다소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채용 설명회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당분간 열지 않기로 해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를 뛰어넘는 채용 혹한기가 불어 닥쳤다는 말도 나온다.
올 상반기 ‘공채 올인’을 노리던 취업준비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인 인크루트가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의 이유로 채용 연기(25.8%), 채용전형 중단(24.2%), 채용규모 감소(21.7%) 등을 꼽았으며 감염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대부분 채용일정이 하반기로 미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이럴 때 일수록 본인이 들어가고 싶은 기업은 물론 업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취업준비생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업황 및 기업 관련 정보를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이를 참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 블로그에 노출되는 기업 및 업황 정보는 홍보담당 직원들이 실무 부서의 꼼꼼한 조언 등을 반영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 입사 지원 시 첫 관문이자 면접 전형에서 당락을 좌우할 자기소개서에 관련 블로그에서 얻은 지식이나 트렌드 등을 녹여낸다면 취업은 꿈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각종 반도체 이야기를 쉽게 알려주는 ‘삼성반도체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블로그는 △뉴스 △기술 △문화 △환경안전 등으로 구성돼 반도체 관련 최신 소식과 함께 깊이 있는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 입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필수 학습 코스로도 불린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가량 연재된 ‘반도체 웹툰 나노(NANO)’는 반도체 생산 과정과 역사 등을 쉽게 설명해줘 인기가 높다. 총 20회 분량으로 매주 연재된 해당 웹툰은 삼성전자 입사를 꿈꾸는 ‘나노민’을 주인공으로 △반도체 단위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일상 속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8대공정 △반도체 패키징 등을 적절한 그래픽을 활용해 알려준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는 ‘헬로칩스’와 같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취업준비생 등이 보다 쉽게 반도체 산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뉴스룸’을 별도로 운영해 각종 산업 관련 소식을 빠르게 전해준다.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SK하이닉스 뉴스룸’을 오픈했다. 회사 문화나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이다. 이석희 최고경영자(CEO) 외에 진교원 개발제조총괄 사장 등이 인터뷰에 나서며 D램과 낸드 플래시 제조 공정 및 SK그룹 특유의 사회적 가치(SV) 추구 문화 등에 대해 들려준다. 또 차세대 D램 개발 현황 등을 알려주는 ‘반도의 반도체 썰’이나 ‘반도체 특강’ 등의 특화 콘텐츠를 운영 중이며, 애널리스트나 전문기자의 기고문을 통해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LG전자(066570)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신 기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0’의 트렌드를 비롯해 LG전자의 자동차 관련 미래 기술, 인공지능(AI) 업계 현황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CEO와의 대화나 ‘살롱 드 서초’, ‘카페 락희’ 등 LG 특유의 인화문화가 반영된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SK그룹의 모태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석유공사→유공→SK(주)→SK에너지→SK이노베이션’과 같이 사명 교체 역사 등을 알려준다. 또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SK이노베이션의 전문보도채널인 ‘SK이노뉴스’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주요 관계사 대표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해 기업문화와 회사 경영 전략 등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대기업 인사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의 최근 고스펙 경향으로 해당 기업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해당 산업분야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등이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간(B2B) 거래 중심 기업일수록 각종 블로그 등을 통해 관련 사업 홍보에 적극 나서는 만큼 이러한 콘텐츠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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