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의창만필] 코로나바이러스의 ‘항변’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비말·무증상 감염자들 속출하는데

정부 전염병 방역 인도주의차원 접근

치사율 3~4%선, 메르스보다 낮다지만

야생동물 잡아먹는 중국인 탓도 못해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지난 1월19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최초 확진자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2월21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5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일본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확진자수를 제외하면 감염자 수가 중국 다음으로 높은 전 세계 2위 국가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경북 청도에서 처음으로 사망환자가 나오면서 전국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청도에서 발생한 환자 2명은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환자라서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고 29~32번째 4명의 환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기 때문에 이제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대구·경북지역에 이틀 새 69명이 집단 발병했기 때문에 대구가 우한처럼 봉쇄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상황을 예견한 전염병 관련 영화가 2011년에 이미 개봉됐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하고 귀네스 팰트로, 맷 데이먼, 케이트 윈즐릿 등이 출연한 영화 ‘컨테이전(contagion·전염)’이다. 컨테이전은 초유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에 따른 인간의 공포와 사회적 혼란, 백신을 개발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사투를 잘 그린 영화다. 특히 최초 발병 진원지가 중국이고 박쥐에서 시작한 인수공통 감염이라는 점, 환자가 많이 발생한 도시(시카고)를 봉쇄한 점 등이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너무 비슷하다. 영화 마지막에는 아무런 대사나 해설 없이 1분 남짓한 영상만으로 이 엄청난 사태를 몰고 온 바이러스의 출처를 보여준다. 깊은 숲속에서 살던 박쥐가 인간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 때문에 인간과 접촉하게 되면서 동물에게만 있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수많은 인간을 죽이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설정이다. 이번 코로나19도 박쥐와 천산갑 등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인들의 식생활에서 비롯된 인수공통 감염일 것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예측력에 소름이 돋는다.



현재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고 환자 간 직접접촉 외에도 비말 감염의 가능성과 무증상 감염자도 속출하고 있어 우리 정부의 방역대책도 이제 비상한 새로운 전략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전염병 방역을 정치 외교적이나 인도주의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미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고맙다고 한 점을 자랑스럽게 언론에 소개한 점이 단적인 예라 하겠다. 정치 외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이기 때문에 미국· 독일· 프랑스뿐 아니라 중국의 우방국인 북한과 러시아까지도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 말부터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요청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미 70만명 이상이 신청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 후베이성만 금지된 상태이다. 문제는 중국인 유학생 7만여명이 들어오는 3월에 개강이 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중국인 유학생 7만명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2주간의 자가격리라도 해야 할 텐데 그것도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식은 곤란하지 않은가. 영화 컨테이전에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치버 국장이 한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늑장대응으로 국민이 죽는 것보다는 과잉대응으로 욕먹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코로나19의 항변을 들어보자.

“난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럽고 나 때문에 사람들이 악수도 못 하고 여행도 못 하고 경제도 불황이라는 오명이 불만이다. 난 종족보존의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다. 치사율도 3~4%로 내 사촌들인 메르스나 사스보다 훨씬 낮다. 난 뼈대 없는(바이러스는 껍질과 유전정보인 핵산밖에 없다) 집안 태생이라 박쥐랑 천산갑이랑 시골 산속에서 잘 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왜 야생동물을 잡아먹어서 우리를 도시로 끌어들였나. 나는 ‘눈에 보이는 것도 없기 때문에’ 박쥐와 사람을 구별하지 못한다. 더더욱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는 알 수도 없다. 그동안 지구에서 너희 인간들 탐욕 때문에 멸종된 다른 야생동물들을 생각하면 치사율 3%로 호들갑 떨지 마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