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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유통사 아닌 서비스 회사로" 특단 선언…업계 대격변 오나

■ 롯데쇼핑, 점포 30% 없앤다

오프라인 눈덩이 손실 털어내고

40년 MD 노하우·고객DB 활용

개인별 상품제안 등 업태 탈바꿈

이마트도 식품매장 강화 등 꾀해

유통 패러다임 전환 계기 될듯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 30%를 줄이겠다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13일 발표한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기울고 있어 기존의 점포망을 모두 끌고 갈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점포를 정리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특단의 미래 전략을 가동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롯데가 구조조정의 깃발을 들어 올린 만큼 오프라인 유통 전체가 구조조정의 격랑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유통의 현실은 롯데쇼핑의 최근 수년 간 실적이 말해준다. 지난 2015년 매출 29조1,277억 원이던 매출이 2016년 22조9,760억 원, 2017년 17조9,261억 원, 2018년 17조8,208억 원으로 계속 줄더니만 2019년은 17조6,328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롯데쇼핑 당기순이익은 2017년 -206억 원, 2018년 -4,650억 원에서 2019년은 -8,536억 원까지 늘어났다. 걷잡을 수 없이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롯데쇼핑은 특히 마트와 슈퍼의 적자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포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백화점 역시 20% 정도의 점포는 폐점하거나 리뉴얼을 통해 성격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이날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 것은 현재 상황을 내부적으로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롯데쇼핑이 이날 “유통사가 아닌 서비스 회사가 되겠다”며 이른바 ‘미래 청사진’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선 총 100만 평의 오프라인 점포 공간을 업태의 경계를 허무는 형태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마트의 의류 코너 상품을 백화점 바이어가 기획·투입하고 중소형 백화점 식품 매장을 롯데슈퍼가 맡는 식의 공간 개편을 단행하면 조직과 인원까지 효율화할 수 있다는 설명. 롯데는 아울러 40년간 축적한 상품기획력을 살려 업태간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명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상품 제안 등 맞춤 서비스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또 다른 오프라인 유통공룡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지난해 19조629억 원 매출과 1,507억 원의 영업이익, 2,2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2018년의 17조491억 원보다 2조 원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의 4,628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고 순이익 역시 전년 4,762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마트는 올해 계획한 8,450억 원 투자 중 30%인 2,600억 원을 이마트 식품 매장 강화와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확대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황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을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거래액 목표를 3조6천억원으로 잡았고 이마트24는 올해 900개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등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업황 부진과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이마트는 외형 성장과 수익 집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통업 전체가 대격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 유통사들은 구조조정과 동시에 온라인 강화 전략을 가동한다. 여기에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전대미문의 공격경영을 펼치느라 조 단위 적자를 내는 쿠팡의 미래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기세에 밀려 나름의 살 길을 찾고 있는 여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롯데와 신세계, 쿠팡이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앞길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도미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올해가 유통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온·오프 각 사들이 올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유통 업계 지도가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박민주·허세민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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