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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도심 속 'P(주차)' 튀기는 전쟁

도심 노후화·차량 급증에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

차보다 주차면적 더 적어

주차 공간 턱없이 부족하자

여성·전기차 전용 자리는

도입 취지 무색 눈엣가시로





# 서울 중랑구에서 30년 된 노후아파트에 사는 유모(42)씨는 퇴근 후 매일이 전쟁이다. 자기 차량으로 통근하는 그가 저녁8시께 아파트로 돌아오면 주차할 곳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야근 등으로 10시가 넘으면 단지 내에서 이중주차할 곳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모처럼 무사히 주차공간을 찾아 차를 댄 후에도 마음이 불안하다. 이중주차한 이웃 차량이 다음날 아침 제때 차를 빼주지 않으면 차주가 나타날 때까지 20~30분을 기다리다가 꼼짝없이 지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씨는 “주차 걱정 없이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며 “매일매일 주차전쟁을 치르느라 진이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노후화된 도심, 부족한 주차장, 늘어나는 차량. 세 가지 요인이 한데 뭉쳐 도심 내 주차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부산 등 대도시의 주차난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차 문제 해소를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노후빌라·아파트 등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심 곳곳에서는 주차경쟁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갈등 끝에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빈번하다.

주차난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재 전국의 주차장 확보율은 98.53%다. 주차장 수를 자동차 등록 대수로 나눈 값이다. 자동차 수보다 주차면 수가 더 적다는 뜻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자동차 수보다 주차면이 더 적은(100% 미만) 곳은 11곳에 이른다.



서울의 경우 130.09%로 전국에서 사정이 가장 좋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서울의 주차장 확보율은 ‘주택가’로 한정해 살펴보면 수치가 뚝 떨어진다. 2018년 서울의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102.6%로 차량 한 대당 주차공간이 가까스로 1을 넘긴 수준이다. 차량은 243만7,900대가 있는데 확보된 주차면은 244만 5,310개에 그친다. 금천구(확보율 78.4%)와 영등포구(80.9%), 종로구(84.1%), 중구(86.6%), 양천구(95.9%), 성동구(94.3%), 강서구(99.3%), 서대문구(99.8%), 강남구(96%) 등은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의 주차장 확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실수요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빌딩·상업지 등에 포함된 유료주차장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공영주차장 확보, 차고지 증명제 도입(제주)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성 전용 주차장,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 등은 도입 취지와 관계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새로운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주차시설 확충방안과 더불어 기존 주차시설의 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정책대안이 함께 도입돼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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