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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봄 오나 했더니…'K엔터' 다시 얼어붙나

상반기 시진핑 방한·유커 입국 등

최근 '한한령 해제' 기대 커졌지만

'우한 폐렴' 확산세에 찬물 끼얹어

태연·NCT드림 등 해외일정 연기

국내 공연시장까지 침체 우려 커져

엔터사 주가도 대부분 하락 반전

"한류, 中의존도 줄여야" 목소리에

베트남·인니 등 시장 다각화 속도





봄기운이 느껴지던 K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한중관계가 경색하면서 급제동이 걸렸던 K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얼마 전까지도 올 상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전망과 대규모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소식으로 기대감에 충만했다. 하지만 다시 봄이 오는 듯 보였던 한류 비즈니스에 예상치 못한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변수가 불거지면서 다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국내 엔터사들은 본격적인 중국 진출 준비에 분주했다. 아직 사드 이전 수준을 기대하기는 이르다지만, 상반기 중 시진핑 주석이 방한하면서 여전히 중국에 드리운 암묵적인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사들은 당국의 허가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콘서트까지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소규모 팬미팅 등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었다. FNC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오는 3월 SF9의 칭다오 팬 사인회를, JYP엔터테인먼트는 갓세븐 마카오 공연을 각각 계획했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대형 한류 스타들도 최근 드라마로 컴백하면서 내부적으로 중국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들도 그동안 공식적인 수출 길이 막혀 중국에서 불법 다운로드가 활개를 치고 있던 마당에 한중 간 훈풍을 타고 공식 채널을 뚫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던 차다.

빅뱅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이 모든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우한 폐렴이 주력 아티스트의 컴백과 한한령 해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다시 한류 비즈니스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당장 이제 막 활기를 찾던 한류 비즈니스의 해외 일정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SM은 당장 다음달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소녀시대 태연의 공연을 연기했다. 다음달 7~8일과 15일에 각각 마카오와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NCT드림의 공연도 줄줄이 잠정 연기됐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현지 절차가 복잡하지만 아티스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FNC는 SF9의 공연까지 아직 행사 기간이 남아 있어 당장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 보며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JYP도 “2월 초가 지나봐야 중국 일정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진 기류는 주식 시장에서도 빠르게 감지된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해 연말 2만 6,000원가량이던 주가가 한한령 해제 분위기에 3만 5,800원 가량으로 치솟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3만 1,000원으로 다시 하락 반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해 연말 오름세를 보이며 3만 8,4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며칠 새 3만 3,600원으로 떨어졌고, FNC엔터도 9,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현재 7,900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 조짐에 따라 드라마 수출 타진을 비롯해 공연 기획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현재로서는 이 모든 것을 잠정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지에 있는 직원들의 안전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 공연 역시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을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뮤지컬 ‘엑스칼리버’ 등을 관람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큘라’ ‘웃는 남자’ 등의 뮤지컬은 한한령 해제에 따른 관객 유입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우한폐렴 여파로 중국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이 줄어들면 기대 만큼 흥행이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우한 폐렴이 중국 뿐 아니라 일본, 중동,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국내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밀폐된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공연장을 꺼리는 움직임 때문에 이미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갓세븐


NCT드림


SF9


샤이니 온유(본명 이진기)와 엑소 시우민(본명 김민석) 등 군 복무 중인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육군본부 창작 뮤지컬 ‘귀환’ 측은 다음 달 7~9일 고양 공연과 21~23일 안산 공연 일정을 취소했으며,

앞서 지난 27일에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가 28일로 예정됐던 컴백 쇼인 는 ‘SUPER JUNIOR THE STAGE’ 녹화를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당초 이 녹화는 팬 400여명이 관람하는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한류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또 다시 불거진 이번 악재로 엔터업계에서는 한류 지속을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중국 시장의 회복 여부와 무관하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을 비롯해 ‘인구(2억7,000만 명) 대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CJ ENM(035760)이 영화 ‘수상한 그녀’의 베트남판 제작을, 롯데컬처웍스도 영화 ‘완벽한 타인’의 베트남 현지 리메이크 제작 소식을 알린 것은 이러한 시장 다각화 노력의 일환이다.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인 RBW 역시 중국 재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중국 시장이 막힌 동안 꾸준히 규모를 확대했던 베트남 현지 방송 콘텐츠 제작 등에 보다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우한 폐렴이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대안 시장에 대한 모색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물론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늘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승·한민구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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