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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열풍 'K튜브'가 잇는다

댄스·커버송서 먹방 채널까지

SNS 타고 세계 곳곳 파고들어

대중문화 넘어 일상까지 점령

한국 알리는 또 하나의 창구로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댄스 레이블 회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는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을 맞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등 각기 다른 10개국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명이 K팝 댄스를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걸그룹 마마무의 ‘힙’ 안무가 박민영의 동작에 맞춰 화려한 춤동작을 끝까지 소화해 낸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제니퍼 위라완(22)은 “K팝에 관심을 가지고 4년 전부터 스튜디오의 유튜브를 구독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스튜디오의 유튜브 채널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가수로 활동 중인 진 카일리(26)도 “K팝 댄스를 배우기 위해 2017년부터 해당 채널을 시청했다”며 “칼 같은 안무가 매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안무가 박민영(23)의 동작에 맞춰 외국인 10명이 K팝 댄스를 배우고 있다./한민구기자


안무가 리아 킴(35)이 운영하는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대형 K팝 기획사가 아닌 국내 유튜브 채널 중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100만 명이라도 봐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으로 출발한 이 채널은 21일 기준 구독자 1,930만명을 보유하며 전 세계 유튜브 채널 140위안에 올라 있다. 채널 구독자 중 절대 다수는 해외 팬이다. 가수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걸그룹 트와이스의 ‘티티(TT)’ 등 K팝 안무를 기획하고 업로드 해 온 이 채널은 전 세계 K팝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누적 조회 수 46억4,463만에 달했다.

유튜브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1억5,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워스 잇’ 댄스 영상 캡쳐.


K팝의 인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송출하는 이른바 ‘K튜브’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K팝에서 출발해 댄스, 커버송, 먹방까지 다양한 한국의 콘텐츠가 유튜브 채널에서 또 하나의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경우 2,000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 가운데 해외 구독자가 1,800만명을 웃돈다. 스튜디오 측에 따르면 44%는 아시아, 18%는 아메리카, 9%는 유럽 대륙에 분포해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필리핀·인도의 구독자 수는 각각 12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과 브라질 구독자도 120만명에 근접한다.

유튜브 ‘제이플라뮤직’에서 2억5,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셰이프 오브 유(제이플라 커버)’영상 캡쳐.




한국 개인 유튜버 중 최초로 1,000만 구독자를 달성해 ‘다이아몬드 버튼’을 받은 제이플라(32)도 해외에서 주목받는 유튜버 중 한 명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채널 제이플라뮤직의 해외 시청 비중은 약 90%에 육박했다.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를 본인만의 음색으로 재해석해 부른 영상은 자막만 49개에 달하며 현재까지 2억5,272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34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가수 이라온(28)도 인도네시아·일본·미국·태국 등에서 높은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으며, 10개국어로 자막을 송출하는 ‘먹방’ ASMR 크리에이터 ‘까니짱’ 채널, K팝 커버 댄서 ‘퇴경아 약먹자’ 채널 등도 샌드박스네트워크, 다이아TV 등 국내 다중네트워크채널사업자(MCN)가 꼽은 해외 시청 비중이 높은 채널들이다.

유튜브 ‘퇴경아 약먹자’에서 54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랜덤 플레이 댄스를 해보았습니다’ 영상 캡쳐.


해외 시장 개척은 크리에이터들 입장에서 희소식이다. 미국과 유럽은 한국보다 광고 단가가 높고,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광고 단가는 한국보다 낮지만 유튜브 시청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을 관리하는 일종의 기획사 격인 MCN들도 크리에이터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다이아TV 관계자는 “유튜브 다국어 자막 서비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동영상 플랫폼 채널 개설 등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관계자도 “해외 시청자 공략을 위해 24시간 내 해외 자막 업로드 서비스를 시행해 언어 장벽을 극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국의 유튜브 채널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현상에 대해 “유튜브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우선으로 시청하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한다면 대형기획사 못지않게 세계적인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며 “한국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K팝에 이어 한국을 알리는 또 하나의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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