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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이젠 데이터가 자원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18년 11월에 발의된 후 1년 1개월 만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빅데이터 산업이 뒤떨어진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데이터 3법은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적절하게 보안이 마련된 개인의 가명 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이제는 본인을 확인할 수 없도록 가공한 후 해당 정보들을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 산업에서 데이터는 곧 자원이다. 사실 이미 국내 많은 기업들도 자신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제한적이나마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다들 경험해봤을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의 상품 추천, 금융기관들의 상품 추천 등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서비스를 구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해당 기업의 고객 데이터에 국한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얻어진 각종 데이터들이 융합돼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와 수요로 파생될 가능성이 높다.

빅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발전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보험사들은 새로운 맞춤형 보험 상품을 만드는 데 다양한 의료·건강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신용정보 데이터를 기초로 한 맞춤형 대출 상품도 나타날 것이다. 또한 이미 인력 채용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여러 데이터의 조합으로 특정 일자리에 맞는 최적의 인력을 배치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정보를 자산관리나 의료 서비스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산업도 생겨날 것이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AI 발달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지만 AI는 이미 우리 곁에 가깝게 와 있다.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AI에 쏟아붓는 각국의 노력은 놀라울 정도다. 중국에서는 이미 특정 기업이 한 지역의 개인 활동 데이터를 거의 제한 없이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AI 강국으로 성장했다.

물론 데이터 3법 통과로 이 모든 일이 단번에 이뤄질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아직 여러 가지 세부적인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가명 정보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기초적 문제부터, 사생활 침해가 나타날 가능성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까지 검토되고 규정돼야 한다.

하지만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의 개척은 반드시 필요하고, 여기에서 데이터는 필수적인 요소다. 게다가 앞서 지적했듯이 플랫폼·AI 등 미래 산업을 세계 제1의 기업으로 육성하기에 우리는 미국·중국보다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고 언어적 장벽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해야만 경쟁이라도 해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를 계기로 데이터 기반 미래 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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