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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힘 빠진 로젠택배 매각…인기 시들했던 이유는

최근 진행한 예비입찰서 대형 SI·FI 참여 부진

물류체계 정비 대규모 투자 불가피·대형사 경쟁도 어려워

베어링PEA 매수자와 눈높이 맞출지 주목





올해 첫 인수합병(M&A)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SI)의 이목을 끌었던 로젠택배는 왜 관심 밖으로 멀어지게 됐을까. 4차산업과 연계해 고도화되고 있어 물류업 자체의 전망은 밝지만, 원매자들은 로젠택배의 국내 시장 지위와 독특한 사업구조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로젠택배의 흥행에 비상이 걸리면서 매각자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가 매각을 일정대로 추진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15일 베어링PEA가 로젠택배 경영권 매각을 위해 진행한 예비입찰에 미리 투자의향서(IM)를 받아간 30여곳의 국내외 원매자들이 대거 불참했다. 과거에도 베어링PEA는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과 로젠택배 매각을 위해 협상을 진행했으나 막판에 무산된 바 있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000120)과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우체국택배에 이어 국내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택배 시장 주류인 B2C(Business to Customer) 방식을 영위하는 대형사들과 달리 로젠택배는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개인 간 발송하는 C2C(Customer to Customer) 택배가 차지한다. 본사와 대리점주가 직접 영업을 통해 물량을 유치하고 있어 대리점주의 영향력도 크다.

이같은 독특한 구조 때문에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커져도 개인 물량에 의존하는 로젠택배가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과 물류업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이미 대형 유통사와 이커머스 업체들도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비교해 택배회사의 물동량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자체 배송을 하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고속성장한 점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 유진투자증권


로젠택배의 물류 인프라 체계는 대형 경쟁사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로젠택배는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동안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측면의 효율화 작업은 대부분 끝냈지만 투자는 미흡해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내 주요 물류·유통 업체들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물류 체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기존의 노동집약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창고 로봇이나 자율 주행 등을 차세대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다. 쿠팡만 해도 3,200억원을 들여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관리와 배송동선을 최적화하는 미래형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로젠택배 원매자 입장에선 인수대금뿐 아니라 추후 대규모 투자에도 자금 소요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주요 재무적투자자들은 로젠택배의 시장 내 입지와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투자회수 방안을 찾기가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베어링PEA는 시장의 눈높이와 다른 가격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원매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겼다. 매각 측이 기대한 로젠택배의 적정가치는 4,000억원 수준. 최근 CJ대한통운 등 대기업 물류회사의 에비타 멀티플(EV/EBITDA)이 10배 수준 보이는 가운데, 로젠택배도 이와 비슷한 배수를 적용했다. 로젠택배를 인수를 검토한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B2C 비중이 작아 SI와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데다 가격도 다소 높아 투자 회수 단계까지 고려하면 난이도가 높은 딜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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