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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제언] 우리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관세 극동문제연구소장

北 '정면돌파 통한 장기전' 선언

북미대화만 기다릴게 아니라

한반도 새판짜기 능동적 대응을





올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없이 지난해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과만을 공개했다.

2020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달성해야 할 세부사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단순히 신년사 방송을 통한 방향 제시가 아니라 당 전원회의 의결 내용을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함으로써 무게를 더했다는 점에서 2020년이 여러 측면에서 엄중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원회의의 핵심내용은 ‘정면돌파를 통한 장기전’이다. 이제는 미국을 통한 길에만 한눈팔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자기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하노이북미협상 결렬을 계기로 그동안 미국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잘못된 길이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난 2018년 4월 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고 1년여간 미국과 핵협상을 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북제재와 체제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억제력 강화는 물론 신형 전략무기 개발과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개발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전략무기는 지난해 12월 동창리 엔진시험장에서 실시한 엔진 시험과 연관된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 선언 중 ICBM 시험발사를 파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책·전략노선의 변경이 예상된다.

또 북한은 현 상황을 자력갱생과 제재의 대결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과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에서 쉽게 끝날 일이 아님을 스스로 인식하고 내부역량을 총동원해 장기전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립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북미 간 협상의 여지와 미국에 대한 기대를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협상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정면돌파전’으로 나간다고 해서 미국과의 관계가 종언을 맞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북한에 가장 매력적인 돌파구는 미국을 통한 해법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대를 갖고 상황변화에 따른 틈새를 보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2020년 북미관계·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상황 조성이다. 북미대화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스스로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갈 용기와 구체적인 실천력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북미관계에 연동돼 있고 자율적이지 못한 남북관계가 아닌 새로운 남북관계의 새판 짜기가 필요할 때다.

한반도 문제 해결은 압박·제재, 군사적인 강압 방식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외교적 방식이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대립과 대결이 있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이행궤도에서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지 못하면 올해는 어느 해보다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외교전선 다변화를 통한 해결 시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능동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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