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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은 나의 해]PGA 블루칩 임성재 "연장패 눈물·프레즈컵 환희 모두 안고 마스터스·올림픽 도전"

반짝 우승 뒤 사라진 선수 많아

기복없이 계속 성장하는 것이 꿈

올 세계랭킹 20위 진입 노릴 것

후배에 본보기 되겠단 책임감 느껴

결혼은 무조건 서른 전에 하고파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는 임성재. 골프장 밖에서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많아져 신기하다는 그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 한국 개최를 기념하는 트로피 투어에서 포즈를 취하는 17세 임성재. /사진출처=프레지던츠컵 트위터


2019 프레지던츠컵 세계연합팀 멤버로 팀원들과 기념촬영 하는 임성재. /사진출처=임성재 인스타그램


2018년 12월, 경기 용인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만났던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말과 표정에서는 새내기다운 풋풋함이 묻어나왔다. 공항부터 대회장까지의 렌터카 지원과 진수성찬이 따로 없는 대회장 식음 환경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골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 무대를 누비는 자부심도 느껴졌다. 그로부터 딱 1년 만인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성재를 만났다.

1년 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2부 투어 3관왕(상금왕·올해의 선수상·신인상) 출신의 특급 유망주였던 임성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아시아 최초 기록을 썼다. 선발만으로도 영광인 프레지던츠컵(미국-비유럽 세계연합 대항전)에도 지난달 출전해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제패로 생애 첫 1부 투어 대회 우승마저 달성했다. PGA 투어 첫 승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조바심낼 이유가 없다. PGA 투어 측과 현지 매체들은 임성재에 대해 오랫동안 투어를 뛰며 많은 우승을 할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임성재는 “PGA 투어 홈페이지에서 선수 검색을 하다 보면 우승 한두 번 하고 사라진 선수가 정말 많더라.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며 “우승을 하든 못 하든 매 시즌 기복 없이 투어 카드를 유지하면서 플레이오프에 계속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1년 전 98위에서 현재 34위로 쑥 오른 세계랭킹과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제스처 등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매년 조금씩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소박해 보이면서도 확고한 ‘성장론’이다. “한 번에 확 올라가는 것은 어렵기도 하겠지만 원하지도 않아요. 한 해 한 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대만족이에요. 그래서 새해 세계랭킹 목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위 내 진입입니다. 톱10은 4~5년 뒤쯤 들어가 있으면 가장 좋겠고요.”



새해 가장 기다리는 대회는 4월 마스터스와 7월 도쿄 올림픽이다. 최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 티켓은 이미 따놓았고 올림픽도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아 출전이 유력하다. 임성재는 “4대 메이저 중에는 마스터스가 코스(오거스타 내셔널) 길이나 샷 스타일 면에서 한국 선수들이 가장 해볼 만한 대회라는 얘기를 최경주 프로님한테서 들었다”며 “마스터스 바로 전 주에는 대회에 나가지 않고 쉬면서 준비한 뒤 오거스타 내셔널로 일찍 넘어가 대회장 분위기도 보고 코스에서 연습도 충분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애 첫 마스터스 기간에 머물 집도 이미 예약해놓았다.

올림픽 무대가 일본인 것도 반갑다. 임성재는 과거 일본 투어를 2년간 뛰었고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렸던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타이트하지만 뿌리가 세지 않은 일본 코스의 잔디와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타이거 우즈·로리 매킬로이·게리 우들랜드 등 강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 조조 대회에서 3등을 하면서 ‘올림픽 가면 메달 희망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출국한 임성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와이 소니오픈(9~12일) 출전으로 새해를 연다. 지난해 9월 샌더슨팜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한 아쉬움과 최근 프레지던츠컵에서 3승(1무1패)을 올려 세계연합팀 간판으로 인정받은 자신감을 가슴에 품고 2020년 필드를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샌더슨팜스 대회 때 경쟁 선수가 마지막 홀에서 어려운 버디 퍼트를 넣는 바람에 연장에 끌려가 끝내 졌던 임성재는 “연장에 대비해 심적인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거의 100% 우승이라고 생각해버렸다”고 자책했다. 경기 뒤 방에서 혼자 눈물을 훔칠 정도로 안타까운 준우승이었다. 하지만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 그다음 달 국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임성재는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상 우즈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계 같은 경기력도 뽐냈다.

이쯤 되자 임성재를 우상으로 삼는 국내 주니어 선수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임성재는 “후배들 앞에 서서 좋은 길을 보여준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하겠다. 부족한 점을 연습으로 더 채워야 어린 선수들에게 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결혼은 20대 중후반에 무조건 하고 싶다. 아내 되는 사람과 같이 다니면 투어 생활이 훨씬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털어놓았다.
/용인=글·사진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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