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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신경전에...특허청 명칭변경 좌초되나

'지식재산혁신청'으로 변경 추진

중기중앙회 찬성 등 확보했지만

문체부 "저작권 고유영역 침범"

과기부 "업무 혼선 우려" 반대

국회서도 계류중...추진동력 잃어





특허청이 ‘특허’라는 단어가 일제 잔재라는 이유로 부처 명칭을 ‘지식재산혁신청’으로 개명하려고 하자 지식재산 업무를 다루는 다른 부처들이 반발하고 나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2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특허청은 작년 말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부처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여론전에 착수했다. 부처 명칭 변경은 정부조직법 개정과 행정안전부 결정 사항이지만 부처 간에 조율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특허청은 명칭 변경 때 지식재산 업무를 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나 과학기술통신부 등 다른 부처의 견제가 클 것으로 우려해 미리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우회적인 전술을 택한 것이다.

실제 특허청은 지난 해 11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의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지식재산 혁신 정책과 특허청의 명칭과 기능 개편에 관한 협의안을 상정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은 당초 명칭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관련 부처들의 반발로 명칭 변경을 협의하겠다는 식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은 지난 1977년 설립 이후 특허뿐만 아니라 상표, 디자인,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 전반의 업무를 다루고 있지만, 특허청이란 명칭 때문에 전체 업무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식재산 정책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박원주 특허청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기관 명칭에 ‘지식재산’을 넣어 관련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체부는 특허청이 지식재산혁신청으로 이름을 바꾸면 고유 영역인 저작권 업무까지 침범당할 수 있다며 극도로 민감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재산권은 특허권, 디자인권, 상표권, 저작권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과기부는 지식재산기본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특허청의 명칭 변경으로 업무 중첩이나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는 (특허청의) 명칭 변경에 공식적으로 반대”라며 “문체부 내 저작권국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특허청이 추진하려는 (지식재산혁신청의) 역할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회서도 특허청의 명칭 변경을 위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흐지부지한 상황이다. 영국은 지난 2007년 특허청을 지식재산청으로 바꿨고 중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러시아 등도 지식재산청이란 기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특허청의 영문 명칭에는 지식재산청의 의미로 쓰고 있지만, 국문 명칭과 일치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기관 명칭이 바뀌더라도 다른 부처가 우려하는 것처럼 조직 확대나 업무 침범은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이 부처 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서는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특허청은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특허청의 명칭 변경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전달받는 등 우호 여론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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