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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은 나의 해]김세영 "같은 실수 안해요...도쿄올림픽은 다를 겁니다"

[LPGA 10승...'빨간바지 마법사' 김세영]

리우올림픽 공동선두→25위 미끄럼

'잘해야 된다'는 압박에 아쉬운 기억

내년 올림픽 출전 성공해 씻어내고파

마법같은 플레이 자주 나오는 원동력?

'못할것도 없다' 생각하는 자신감이죠

김세영이 한 골프연습장에서 아이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새 시즌 통산 11승째를 향해 달리기에 앞서 손가락으로 ‘11’을 만들어 보이는 김세영. /권욱기자


이모할머니·할아버지는 각각 배구·복싱 선수 출신, 친할아버지는 고교 때까지 럭비를 했다. 아버지는 잘 알려졌듯 태권도 관장이었고, 오빠도 체육 전공자로 지금은 스포츠 관련 스타트업의 대표다.

태권도 공인 3단인 여자골퍼 김세영(26·미래에셋)이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에 유독 의욕을 보이는 데는 이런 집안 내력의 영향도 있다. 처음 나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라운드에 공동 선두로 나섰다가 최종 공동 25위에 그친 뒤 “너무 허탈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던 김세영은 “잘해야 된다는 각오가 너무 강해 부작용이 났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기회를 잡는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김세영을 만났다. 그는 “국내외 15승을 함께한 용품 브랜드의 새 모델로 아이언을 바꾸고 예년보다 일찍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며 “세계랭킹을 안정권까지 끌어올린 뒤 일본 코스도 테스트하는 등 7월 도쿄 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현재 김세영의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6위다. 한국 선수 중 세 번째라 이대로면 올림픽 출전 기준인 상위 4명에 포함되지만 대회가 임박하기까지 랭킹을 잘 유지해야 한다. 김세영은 “올림픽은 내게 뭔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뛰면서도 올림픽이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세영은 2019년의 마지막을 누구보다 화려하게 장식한 자신감으로 2020시즌에 임한다. 지난달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에서 끝내기 버디로 여자골프 사상 가장 많은 우승상금(150만달러·약 17억4,000만원)을 챙겼다. 극적인 우승이 유달리 많은 그는 마지막 홀 8m 버디로 또 하나의 명장면을 추가했다. 자신의 명장면 중 스스로 최고로 꼽는 것은 역시 2015년 롯데 챔피언십 연장 우승을 결정지은 150m 샷 이글. 도대체 왜 이렇게 마법 같은 플레이가 많으냐는 물음에 김세영은 “샷이나 퍼트를 하기 전에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답했다. “어릴 때부터 뭘 하든 해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목표를 높게 잡고는 했어요. 대회를 앞두고 있을 때도 위대한 기록들을 찾아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주고요.” 김세영은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는 ‘골프 성인’ 보비 존스(1902~1971년)의 업적과 스윙에 깊이 빠져들었다. “제 캐디(폴 푸스코)가 골프 역사에 강하거든요. 저한테 존스 얘기를 많이 해주기에 작정하고 찾아봤죠. 아마추어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이야기는 물론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을 만들기까지의 세세한 스토리까지도요…. 존스는 스윙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스윙을 가졌더라고요. 계속 보면서 영감을 무척 많이 받았죠.” 김세영은 캐디에게 우승상금의 10%인 15만달러(약 1억7,400만원)를 우승 직후 수표로 써서 줬다.

시즌 최종전 우승은 김세영의 LPGA 투어 5년 통산 10승째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의 10승 달성은 박세리·박인비·신지애에 이은 역대 네 번째. 김세영은 “그 언니들이 했던 메이저 우승을 내년에는 꼭 해보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박)인비 언니가 달성한 그랜드슬램(메이저 석권)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잘 알려진 김세영은 “이제는 ‘유연한 전진형’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유지하되 무모하지 않은, 도전할 때는 도전하고 물러서야 할 때는 물러설 줄도 아는 골프로 2020시즌에 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세영은 국내 투어 시절이던 2013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 연속 1승 이상씩을 올리는 동안 마지막 날이면 항상 빨간 바지를 입어왔다. 혹시 골프장 밖에서도 빨간 바지를 입느냐는 물음에 “밖에서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며 웃은 김세영은 “곧 있을 베트남에서의 2주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올 시즌 성패는 훈련에 달려 있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용인=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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