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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빛난 '우즈 뒤 엘스'

선수 시절 7번 우승 내준 라이벌

프레지던츠컵 단장 대결 졌지만

선수 결속·용병술 등 인정 받아

2년뒤 단장 재대결 가능성 솔솔

어니 엘스(왼쪽)와 타이거 우즈가 15일 프레지던츠컵을 마무리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멜버른=AP연합뉴스




지난 15일 끝난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남자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선수 겸 단장으로 나서 미국팀의 우승을 이끈 타이거 우즈(44·미국)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순간 ‘패장’ 어니 엘스(50·남아공)의 굳은 표정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우즈가 화려한 경력에 한 페이지를 추가한 이날 엘스는 오랜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엘스가 지난해 3월 이번 프레지던츠컵 단장을 맡게 된 순간부터 필승의 각오를 품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상대인 미국팀 단장이 우즈라는 점이 큰 자극이 됐다.

엘스와 우즈의 본격적 라이벌 관계는 2000년 US 오픈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페블비치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즈는 메이저대회 신기록인 15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엘스는 준우승을 하고도 명예롭지 않은 조연으로 만족해야 했다. 1994년과 1997년 US 오픈을 제패하고 ‘원조 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리 플레이어의 뒤를 이을 ‘황태자’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엘스였다. 명예의 전당 회원인 엘스는 네 차례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모두 일곱 차례나 ‘우승자’ 우즈에게 박수를 쳐주는 ‘2인자’에 머물렀다.

‘우즈 공포증’에 시달린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2003년 우즈와의 시즌 첫 대결이던 미국 PGA 투어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출전차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도착한 엘스가 훈련 도중 손목을 다쳤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런던의 집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도중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펀치백을 쳤는데 익숙하지 않아 약간 삐었다”고 밝혔는데, 호사가들 사이에서 펀치백에 우즈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는 억측이 돈 것이다. 이후 엘스는 크고 작은 부상과 자폐를 앓는 아들의 치료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2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열아홉 번째 우승을 거둔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서 엘스의 상대는 미국팀이자 우즈였다. 엘스는 단장을 맡자마자 인터내셔널팀 전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9개국 출신 구성원의 결속력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인터내셔널팀의 새로운 로고를 선보이고 대회 기간 내내 티잉구역에 서서 개최지 호주 관중들에게 홈 팀 응원을 독려했다. 하지만 필사적인 노력에도 인터내셔널팀이 최종일 역전을 허용하면서 엘스는 고개를 떨궈야 했다.

비록 ‘우즈 타도’의 숙원을 이루지 못했지만 엘스의 리더십은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 선수들의 PGA 투어 합작 승수는 27승과 156승. 우즈의 82승을 제외하더라도 개인 능력에서 ‘막강’ 미국에 한참 뒤진다. 역대 가장 나이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에는 첫 출전자도 7명이나 됐다. 인터내셔널팀의 최근 8회 연속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2인 1조 팀 경기로 진행된 셋째 날까지 우위를 지킨 데에는 용병술의 힘이 컸다. 단장 추천선수로 임성재와 안병훈을 선택한 것도 주효했다.

미국-유럽 대항전 라이더컵에 비해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프레지던츠컵은 올해 엘스와 우즈의 사령탑 대결로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변이 없는 한 재대결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2년 뒤 미국에서 열리는 열네 번째 프레지던츠컵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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