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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4+1 협의 선거법은 위헌, 군소정당이 극단적 유리”

지역구·비례대표 분리하는 헌재 판결 위배

군소정당 정당득표율 대비 많은 의석 가져

'비례정당' '위성정당' 난립해 혼란 우려

선거법 통과해도 헌재서 위헌 판결 가능성

지성우 교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주도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 및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위헌성과 문제점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왼쪽은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연합뉴스




정당득표율로 비례대표 뿐 아니라 지역구 의석까지 연동하는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정당이 정당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이 많으면 연동형 비례대표의석을 받지 못하고 군소정당에 몰아주는 것도 헌법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주도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4+1’ 협의체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지역구에 투표한 것을 비례대표에 연동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소수정당의 의석을 늘리는) 목적을 두고 제도가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 자체가 위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4+1 협의체’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안은 의원 총수 300명, 이 가운데 지역구 의석 250석, 비례의석을 50석으로 한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당은 현재처럼 50석 가운데 20석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나누고(병립형) 30석은 50% 연동형으로 분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연동형이 도입되면 정당득표율에 따라 지역구의석에 상한이 생기게 된다. 즉 민주당이 40%를 득표하면 총 의석수는 120석이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득표율 40%, 지역구 121곳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연동형 비례의석이 50석이면 아예 비례의석을 한 석도 못 얻는다. 지역구 의석이 정당득표율(40%·120석)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주장대로 연동형 비례의석을 30석으로 줄이고 20석은 기존 병립형으로 두면 20석의 40%, 8석을 추가로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정의당 등은 가질 수 있는 비례의석수가 줄어든다.

지 교수는 이 같은 선거법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현행 선거법은 “1인 1표 제도를 채택하면서 1표를 지역구로 투표하고, 1인 1표에서 추출된 지역구 선거 결과를 근거로 비례대표를 할당하는 것은 위헌이다”는 헌재의 판시에 맞춰 설계됐다. 이에 따라 지역구 1표, 비례대표 1표 등 1인 2표제가 됐다. 만약 비례대표(정당득표율) 표가 지역구에 영향을 미치면 위헌이라는 것이다. 지 교수는 “지역구에 투표한 것을 비례대표에 연동하는 것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며 “이대로라면 국민은 내 표가 어디로 갈지 전혀 모르는 채로 투표를 하게 되고 이는 (헌법상) ‘국민주권주의’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권역별 석패율제도, 당 대표급 의원 ‘불사신’법

4+1 협의체가 도입하는 석패율제도는 “당 대표급 의원들을 비례대표로 살리는데 악용된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비례대표명부를 권역별로 작성하고 정당별로 열세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의원으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를 명시하고 있다. 4+1 협의체는 석패율제를 권역별(6개)과 전국단위로 할지는 논의 중이다.



지 교수는 당 대표급 의원들이 주요지역 선거에 나가 근소한 차이로 지더라도 석패율제도를 통해 부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손학규 대표는 분당에, 박지원 대표는 목표에 나가서 지더라도 권역별 석패율제도를 통해 다시 국회에 올 수 있다”며 “당 대표의원들이 80살, 90살까지도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각 정당이 비례대표 10석을 받으면 권역별 석패율제에 따라 6석이 지역구에서 아깝게 패한 의원들을 구제하는데 배정된다. 지 교수는 “비례대표는 지역주의를 개선하고 다양한 정책과 이념에 기반한 정당의 의회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10석 중 6석이 당 대표급으로 나눠지면 도입 의무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위성정당 난립, 법 통과해도 위헌 받아 수정될 것

선거법이 개정되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위한 ‘비례정당’, ‘위성정당’ 등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개정될 선거법은 한국당이 지지율 40%, 지역구 120석을 일 때는 지지율 상한(120석)에 따라 비례의석을 못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지지율을 몰아주는 선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비례민주당’을 만들면 된다. 한국당과 민주당이 각각 지역구 120석을 승리한다는 가정하에 비례정당을 만들어 득표율 40%를 밀어주는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비례대표는 비례대표대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지 교수는 “누군가 ‘비례한국당’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만들고 한국당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의원들이 5∼6명이 합류, 기호 6번이나 7번을 받아 선거를 치러 10%를 득표한다면 7∼8석을 가져가게 된다”며 “이런 정당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선거법 개정안이 지금의 안 대로 통과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아 수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표가 서로 연동되면 안되는 헌재의 판시와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선거에 따라 국회의원 총수가 증원되는 독일식 제도를 차용했는데 우리는 국민정서상 의원총수를 묶어두면서 이 같은 선거법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 선거법을 위헌결정하지 않는다고 볼 수 가 없다”며 “선거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고 다른 나라들처럼 큰 혼란만 야기한 채로 정치실패의 역사적 사례로 지목돼 전 세계 강의실에서 회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도 4+1 협의체가 만든 선거법에 반대할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용찬 대변인은 “민생과 안보, 경제 어려운 이 시점에 이런 선거법에 온 나라의 국력을 소진해서야 되겠나”라며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이 선거법 개정안은 국가의 기본과 원칙을 지키느냐 무너지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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