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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도미노' 법인세 인하 나서는데...한국은 '나홀로 역주행'

경기 활성화 외면…글로벌 역행

"외국인투자 이탈 부채질하나" 지적

"부가세도 상향해 조세부담률 높여야" 주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12일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우리나라만 또다시 글로벌 선진국들의 추세에 역행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프랑스·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일제히 법인세를 끌어내리고 있는데 한국만 ‘나 홀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기획위는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2045’ 발표회를 통해 “재정 확보를 위해 법인세 세율 상향 및 단순화를 검토해야 한다”며 “여기에 부가가치세도 올려 조세 부담률을 4~5%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지난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4.2%에서 27.5%(지방소득세 포함)로 인상했는데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다시 ‘법인세 상향’ 공론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저성장 기조 고착 국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인세를 올리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가 유치한 외국인투자는 99억달러에 불과했다. 프랑스의 3분의1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한국 FDI가 최대 20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2014년(190억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는 셈이다.



정책기획위는 법인세율 단순화도 요구했다. 현재는 법인세 과표구간이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2,000억원 이하 22% △2,000억원 초과 25% 등 4개 구간으로 나뉜다. 과표구간을 줄이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과 달리 글로벌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법인세율을 낮춘 나라는 16개였다. 프랑스의 경우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대기업은 33.3%에서 31%로, 중소기업은 31%에서 28%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8.9%에서 25.9%로 한꺼번에 13%포인트나 인하했다. 일본의 경우 2012년 39.5%에 달했던 법인세율을 2016년 30.0%로, 2018년에는 29.7%로 끌어내렸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세계 94개국 중 76개국이 2000년에 비해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이에 따라 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8년 23.7%로 2000년의 32.2% 대비 8.5%포인트 낮아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래 지출을 위해 세금 수입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업에만 그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책기획위가 이처럼 증세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는 급증하는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면 조세 부담률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국민의 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조세 부담률을 지난해 20% 수준에서 24~25%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책기획위는 법인세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10%의 부가가치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다만 이날 정책기획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와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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