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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95% "퇴사 고민"…사표 품고사는 '82년생 김지영'

KB금융연구소 '워킹맘 보고서'

최대 고비는 자녀 초등학교 입학

절반이상 가족 도움으로 위기 넘겨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인 김지영은 결혼에 이어 아이까지 낳게 되면서 잘 다니던 마케팅 회사를 결국 퇴사하고 만다. 일을 계속 하고 싶었지만 시부모님은 지방에 계신데다 친정부모님은 생업으로 바빠 자신이 복직하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다. 지영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에 순응하면서도 일에 대한 열망을 쉽게 놓지 못해 틈틈이 재취업을 노린다. 하지만 이마저도 육아 때문에 번번이 실패한다.

이처럼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이른바 ‘워킹맘’의 10명 중 9명 이상은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는 출산 이후부터 시작되는데 중대 고비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부모와 형제 등 가족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겼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 워킹맘의 개인과 가정·직장에서의 생활과 금융 행동을 분석한 ‘2019 한국워킹맘보고서’를 8일 발간했다. 지난해 첫 발간 이후 두 번째 연간보고서다.

지난 8월23일부터 9월6일까지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지영처럼 워킹맘의 95%는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퇴사나 이직을 가장 깊게 고민했던 시기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다. 이들은 출산(42%)이나 자녀가 어린이집에 갔을 때(38.9%)보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50.5%) 일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워킹맘은 자녀가 중학생은 돼야 주변 도움 없이 자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다고 봤다.





이때 절반 이상은 부모와 형제·자매 등 가족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워킹맘의 34.3%는 부모의 도움으로 퇴사의 고비를 넘겼다고 답했다. 형제와 자매 등 부모 외 가족의 도움도 20.1%로 뒤를 이었다. 워킹맘 본인이나 배우자가 휴직을 한 경우도 10.6%였다.

워킹맘의 일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라고 답한 워킹맘은 75.1%로 지난해 83%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했다. 희망하는 근무 기간으로는 ‘10년 이상’이 39.4%로 가장 많았다. 현 직장을 그만두고 무직 상태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4.1%에 불과했다.

극 중 지영의 직장상사이자 워킹맘인 김 팀장은 업무 성과가 우수한 ‘슈퍼우먼’이지만 일과 양육을 동시에 챙기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업무적으로는 출산과 육아로 공백이 생기고 사회적으로는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일 때문에 아이를 챙기지 않았다는 비난의 시선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워킹맘들은 워라밸(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서는 직장 내 분위기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워킹맘에 대한 ‘회사동료나 상사의 배려와 이해’ ‘가정생활과 양립가능한 사내제도 마련’ 등도 전반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지영과 달리 경력을 포기하지 않는 워킹맘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까지 챙겨야 하다 보니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워킹맘이 본인을 위해 쓰는 여유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평균 1시간51분에 불과했다. 전업맘이 사용하는 하루 3시간50분의 절반 수준이다. 본인을 위한 여유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워킹맘은 19.8%로 전업맘의 응답률인 72.7%보다 훨씬 적었다. 또 이들이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워킹맘이 평일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평균 3시간38분으로 전업맘보다 2시간31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의 경제활동을 보면 부부소득을 모아서 워킹맘이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78.3%였다. 워킹맘의 78.6%가 급전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워킹맘의 90% 이상이 자녀를 위해 투자나 저축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녀 대학 등록금이나 어학연수·유학비 등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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