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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 5편 시대의 그늘...200만~500만 '중박'은 줄어

■'겨울왕국2' 올 5번째 천만영화

관객 3분의 1이 천만영화에 몰려

총 관객수도 6년째 2억명대 정체

스크린 독과점 등에 양극화 심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개봉 17일째인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다섯 번째 천 만 영화로 등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 2’는 개봉 17일째인 7일 1,017만2,546명을 기록한 데 이어 8일 전편의 기록인 1,029만6,101명을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전편과 속편 모두 1,000만을 돌파하는 ‘쌍 천만’ 영화다.

이로써 올해 한국 시장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극한직업(1,626만)’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 엔드게임(1,394만)’ ‘알라딘(1,255만)’ ‘기생충(1,008만)’에 이어 ‘겨울왕국2’까지 5편으로 늘어났다.한 해에 천만 영화가 다섯 편이나 탄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잇단 천만 영화 등장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이는 그만큼 한국 영화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기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시장은 2013년 관객 수 2억 명을 돌파한 이후 6년 동안 비슷한 규모에서 정체돼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관객은 2013년 2억1,335만 명에 달한 이후 매년 200만 명 가량씩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올해는 ‘겨울왕국2’의 흥행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이달 개봉 예정인 ‘백두산’ ‘천문 : 하늘에 묻다’ ‘시동’ ‘캣츠’ 등 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적잖은 관객 동원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해도 정체기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영화 시장에서의 양극화로 인해 시장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천만 영화가 다섯 편이나 나온 반면, 200만~500만 가량을 동원하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간급 영화들은 오히려 전년대비 상당 수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 ‘안시성’ ‘공작’ ‘완벽한 타인’ 등 26편이 200만~500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지만, 올해는 11월 말 현재 ‘봉오동 전투’ ‘나쁜 녀석들 : 더 무비’ ‘82년생 김지영’ ‘가장 보통의 연애’ 등 20편에 그쳤다. 전체 관객 수가 급증하지 않는 상황에서 ‘겨울왕국2’(1,000만명으로 상정)까지 상위 5개 영화가 최소 6,28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것은 관객의 3분의 1 가량이 천만 영화로만 쏠리며 ‘허리 영화’의 입지가 좁아진 씁쓸한 현실을 보여준다.



‘허리 영화’들의 감소를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그동안 특정 장르 및 고예산 상업 영화에 편중이 심했고, 상투적인 내용과 구도, 소재 등을 반복하다 보니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영화들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또 ‘천만 영화’ ‘해외 수상작’에만 집중하는 정책 및 관람 문화, 스크린 독과점도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천만 영화 개봉 당시 다양성 영화를 비롯해 중간급 영화들은 스크린을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 최근 관객들의 호평 속에 흥행을 이어가던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 역시 ‘겨울왕국2’의 스크린 점령으로 인해 스크린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바 있다. 정 감독이 고문으로 있는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반독과점영대위)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스크린 독과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민하 융합교양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 영화 새로운 100년을 위한 5대 핵심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올해에는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등 성과가 많은 해였지만, 그 이면에는 성장세에 가려진 우리 영화계의 문제점과 한계가 많다”면서 “대기업들이 단기적인 스크린 확보 경쟁에 몰입한 결과 마케팅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은 부족해졌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대작 영화에만 집중할 경우 작은 영화들은 스크린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벤져스’ 같은 볼거리 위주 영화가 스크린에 남는다면 드라마나 장르영화는 OTT로 다 흡수돼 한국영화 시장을 더 양극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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