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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 꺼리더니…中 이어 佛도 "연구 착수"

내년 CBDC 도입 여건 점검

유럽국 처음으로 개발 공식화

美·亞 결제 의존도 높아지고

中은 설계·표준 테스트 선도

경쟁 퇴보 우려에 '태세 전환'

韓銀 "장단점 파악 목적인 듯"





중국에 이어 프랑스 중앙은행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디지털 화폐 개발을 공식화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며 존재를 부정하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디지털 화폐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의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총재는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내년 1·4분기까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Central Bank Digital Currency·CBDC) 도입을 위한 시험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해 발행되는 CBDC의 발행 여건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계획은 페이스북이 계획하고 있는 암호화폐 리브라 등 민간 디지털 통화에 대한 대항력을 확보하고 프랑스 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 드 갈로 총재는 “CBDC는 금융 시스템의 신용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으로서 혁신 요구에 부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화폐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ECB 보고서에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범유럽 결제 시스템에 대한 업계의 개발이 부족하다면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CB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통화정책과 시중은행에 “광범위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며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5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 제출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EU는 금융 안정성을 해치고 자금세탁과 같은 범죄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디지털 화폐 도입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 아시아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유럽이 뒤처진다는 판단에 중앙은행이 먼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최초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한 중국은 이미 관련 테스트가 마무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판이페이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은 금융포럼에서 디지털 화폐의 설계와 표준 제정, 테스트 업무가 기본적으로 마무리된 상태라며 “시범지역과 서비스 범위를 정해 디지털 화폐의 기능을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는 민간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는 “망상적”이라고 비난하며 강력하게 통제하는 한편 정부나 중앙은행 차원에서 주권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아직 모든 국가가 디지털 화폐 발행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한때 중앙은행 내부에서 디지털 화폐 발행이 검토됐던 미국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다른 중앙은행들의 디지털 화폐 계획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미국인들은 디지털 결제보다 현금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며 디지털 화폐 발행이 당장 시급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디지털 화폐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현금 유통액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국민들이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과 달리 프랑스나 ECB는 디지털 화폐를 조만간 시행하려는 목적보다 디지털 화폐의 장단점과 한계 등을 파악하려는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가 민간에 직접 통화를 공급하면서 편리한 결제수단으로 활용성이 높아지면 전통적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글로벌 저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손철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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