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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내년 -3% 역성장...명퇴·채용 '차질'

[허리띠 졸라매는 금융사]

초저금리로 이자마진 급락에

대출규제·사모펀드 판매 막혀

은행 수익성 악화 방어 위해

판매관리비 줄이기 경쟁 돌입

희망퇴직·채용규모 줄어들 듯





내년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이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시중은행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고심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이자마진이 급락하고 있는데다 대출 규제와 고위험 사모펀드·신탁 판매 제한까지 겹치면서 돈 벌어올 길이 막막해지자 우선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희망·명예퇴직을 비롯해 내년 신규채용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이 올해보다 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4개사의 올해와 내년 순익 규모를 추정한 KTB투자증권·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의 전망치 평균을 보면 이들 금융지주의 내년 총 당기순이익은 11조1,070억원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이 유일하게 올해(3조4,640억원)보다 2.8% 증가할 뿐 KB(-2.5%), 우리(-3.8%), 하나(-8.7%)금융은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지난 2015년(-0.5%) 이후 5년 만이다.

최대 악재는 초저금리 기조다. 올해 7·10월 두 차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된데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내년 초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 여파로 은행의 이자이익을 결정하는 순이자마진(NIM)은 내년에도 7~10bp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은행 부행장은 “금리 하락만으로도 내년 이자이익 감소분이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돼 사실상 내년은 성장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B은행 부행장도 “내년은 올해 이익 수준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이제껏 연이은 금리 인하에도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냈던 원동력인 대손비용(대손충당금) 감소도 앞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하나금투는 2016년 0.30%, 2017년 0.26%에서 사상 최저치인 2018~19년 0.22%까지 떨어졌던 국내 은행의 평균 대손비용률이 내년에는 0.27%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C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금리 인하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은행 대출자산이 부동산담보대출 위주로 재편돼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제까지는 이자마진 감소를 대손비용 감소로 상쇄했지만 내년부터는 대손비용을 더 줄이기 어려워 금리 하락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판매관리비 줄이기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년간 호실적에 힘입어 대규모로 실시해온 희망·명예퇴직도 줄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판관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제부터 은행은 누가 비용 절감을 잘하느냐의 경쟁”이라며 “비용 절감을 생각하면 대규모 희망퇴직도 쉽지 않아 채용 규모를 줄이고 직원들의 자연퇴직을 기다려야 하지만 조직 노후화와 은행의 일자리 창출 책임이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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