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왕이 방한 앞두고 韓 카디즈 침범한 中...속내는

美 서태평양 방위라인 무력화 시도관측

中 ,지소미아 논란 등 韓 전략 가치 주목

왕이, 韓에 美 인태전략 미동참 요구할듯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후 퇴각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카디즈에 진입 후 퇴각한 중국 군용기로 추정되는 Y-9 정찰기와 동일 기종이 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이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을 코앞에 두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를 침범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군용기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이 중첩되는 이어도 부근의 카디즈를 전날 침범한 점을 볼 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노린 의도된 행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방공식별구역은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침범을 방지하고자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이 지역에 진입할 때는 해당국에 사전 승인을 받는 게 국제적인 관례다. 중국이 이 같은 관례를 무시한 것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방어 라인을 허물어뜨리려는 의도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방위라인을 견고히 하기 위한 미중의 군사행동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군 정찰기 E-8C,/사진출처=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앞서 미군 정찰기가 지난 27일 서울 등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며 대북 감시활동을 벌인 바 있다. 해외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 오펏 공군기지에 있던 미군의 핵심정찰기인 RC-135U 1대가 지난달 29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嘉手納) 미 공군기지에 이동 배치되기도 했다. 대북 감시정찰 목적이 크다고 하지만 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 정찰 활동은 중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침범은 왕 부장의 방한을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중국의 목표가 미국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연합뉴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왕 부장을 서울로 보낸 것도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사태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 동맹의 약한 고리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조금 큰 맥락에서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이 미국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지소미아 논란을 보며 중국은 한국을 한미일의 약한 고리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이 한국의 본토에 중국을 겨냥하는 전략적 무기를 배치한다면 어떤 후과(뒤에 나타날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지 여러분들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동참을 경고한 바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중국입장에서 북한은 관리가 끝났고 지소미아 사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으로 한미관계에 알력이 있을 때를 파고든 것”이라며 “미중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 한국에 친중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외교부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왕 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다음 달 4~5일 공식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15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이번 왕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도 관심을 끈다. 왕 부장은 방한 기간 강 장관과 회담을 진행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과 미중 패권 전쟁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반론도 많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시 주석 답방 문제는 한중일 정상회담 전까지 준비가 돼야 한다”며 “내년까지 시 주석의 답방이 없으면 대외적으로 한중관계가 악화됐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 주석이 2년 동안 한국에 안 온 것이 더 이상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