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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 코스모40, 버려진 공장 안으로 신관 증축 '극적 대비'

코스모40은 새로 증축한 신관이 구관에 삽입된 형태로 공간을 활용했다.




현행법을 맞추기 위해선 새 단열재와 내화페인트로 기존 건물의 매력적인 흔적을 모두 지워야 한다. 기존 건축물이 가진 최대의 매력을 덮어야만 하는 모순에서 건축가의 상상은 시작된다. 코스모40은 옛 건물과 새로 짓는 부분을 완벽하게 분리한다면 증축한 부분만 현행법을 충족하면 될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기존 공장의 외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운영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공장 옆에 신관을 증축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이 건물은 원래 코스모화학이 화장품을 생산하던 45개 공장 가운데 40번째 동이었다. 코스모화학은 1960년대 여기에 입주, 40여 년간 화학품을 생산하다가 3년 전 울산으로 이전했다. 폐허로 남겨졌던 공장은 현재 재생을 통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코스모40은 버려진 공장 안으로 연속된 고리 모양의 신관이 삽입된 건물이다. 이 때문에 건축물은 외관만 보면 주변에 즐비한 수많은 공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고리는 주로 로비와 수직 동선 역할로 기능한다. 별개의 건축물로서 고리는 옛 공장 공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신관은 3층에서만 공장 안으로 삽입되는데, 옛 공장의 기둥을 둘러싸고 새로이 형성된 기둥 묶음으로 지지된다.

신관이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옛 공장으로부터 독립된 증축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기존 공장은 현행법규 충족의 부담에서 벗어나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배경’으로 남을 수 있었다. 덕분에 신(新)관과 구(舊)관은 극적으로 비교돼 낯섦을 유도한다.



지층과 양쪽의 메자닌으로 구성된 저층부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수용하기 위해 남겨진 10m 높이의 빈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새로운 건축적 요소는 3층의 신관을 받치는 기둥 묶음이 유일하다. 이 기둥은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순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두꺼운 빛 기둥으로서 기능한다. 철골과 콘크리트가 혼재한 넓은 공간의 속살은 과거 공장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옛 공장의 3층은 14m 높이의 대공간이다. 여기에 기계 점검을 위해 부분적으로 설치됐던 그레이팅 바닥이 4층에 남아 있다. 옛 공장은 신관 내부 입면 전체를 아우르는 접이식 문을 통해 분리되기도 하고,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설계자에 따르면 신관은 공장과의 관계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을 의도했다. 신관과 공장이라는 서로 다른 세월과 분위기를 가진 건축물을 중첩해 흥미로운 경험을 창출하도록 한 것이다.

한 심사위원은 “기존의 강철 구조와 공간 배치 대부분을 보존하는 동시에 수직 순환을 주관하는 새로운 부품을 추가했다”며 “이 프로젝트의 관심은 정확히 건물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 있는 ‘구(舊)’와 ‘신규’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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