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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전통기와, 공장제 기와에 사라져...연구·투자로 제모습 찾길





전통건축의 재료는 나무·흙·돌 등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많지 않은 재료는 2차 가공을 통해 기둥이 되고 성돌이 되고 벽체가 된다. 이 중에서 흙을 구워 만드는 재료가 건물의 지붕을 덮는 기와다. 직사각형의 원통형을 쪼갠 전통 기와는 두께가 일률적이지 않고 끄트머리로 가면서 점점 얇아지고 등이 휘어 있다. 이는 지붕의 물 흐름을 좋게 하고 물의 역류를 막아주며, 기와끼리 마찰력을 높여 경사가 큰 지붕에서 기와가 흘러내리거나 내부의 흙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등 여러 가지 효율적 기능을 갖게 한다. 그러나 전통 기와의 이 같은 형태는 1970년대 이후 사라지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기계로 기와를 만들면서부터다. 장인이 만들 수 있는 기와의 수량에 한계가 있는 탓에 공장제 기와 양산은 어쩔 수 없었다.

30년 이상 공장제 기와가 전통 기와를 대체하는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됐다. 밀도가 높은 공장 기와는 수제 기와보다 무거워 목구조에 무리를 주기도 하고 표면이 매끄러워 기와가 흘러내리는 등 단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와의 형태가 변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전통 기와의 형태가 어떠한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게 됐고 전통 기와를 만드는 장인이 줄어들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청은 최근 들어 문화재의 지붕 보수에 전통 수제기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전통 기와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문화재에 사용된 당초의 기와 형태를 찾아가는 것이 원형을 보존하면서 전통 장인의 맥을 유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재의 전통재료는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부문에서 제 모습을 잃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통해 문화재의 올바른 모습을 찾아 주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천우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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