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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3분기 영업익 42%↓...'메가 캐리어' 체제로 구조조정 예고

[기로에 선 항공산업]<상> 초읽기 들어간 항공산업 재편

日 불매운동·홍콩사태 등 겹치며 국제선·화물 동반 침체

희망퇴직에 퍼스트 클래스 없애고 노선 정리해 비용 절감

LCC도 중동 항공사 공격 마케팅으로 '치킨 경쟁' 불가피

아시아나는 서막...美·유럽처럼 생존위해 M&A 활발할듯









항공산업에 냉기가 돌고 있다. 항공사들의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020560)과 에어서울·에어부산(298690) 지분 일부가 HDC그룹에 넘어갔다. 국내 8개 항공사 중 세 곳의 주요 주주가 바뀐 셈이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진에어(272450)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사실상 2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상반기부터 일본 불매 운동으로 국제선 여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보잉 항공기 결함으로 운항이 잇따라 중단되며 항공업계에서는 곡소리가 흘러나온다. 올해 역대 최악의 항공사 실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한항공(003490)은 최초로 희망휴직을 실시했고 아시아나항공은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없애고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는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089590) 등 주요 항공사들이 14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티웨이항공(091810)은 지난 3·4분기 1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21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3·4분기 주요 항공업계의 평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25%, 8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본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서울경제DB


국내 항공업계는 국제선 여객과 항공 화물이 동반 감소하며 침체에 빠졌다.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은 LCC의 성장세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LCC 국제선 여객 수는 매달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본의 불매 운동, 홍콩 반정부 시위 등의 영향으로 9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일본 노선의 비중이 높은 LCC의 피해는 심각하다. 9월 LCC 국제선 여객은 179만명으로 ‘200만명’선이 무너지며 51개월 만에 최저로 돌아섰다. 항공화물 역시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에미레이트·에티하드항공 등 중동 항공사들은 정부가 60조원에 달하는 불법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자국 항공사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나선 덕분에 국내 시장에서도 저가 티켓 판매로 적극적인 시장 확장을 하고 있다. 중동항공사는 공격적인 공급 확대로 이미 유럽 항공사들의 파산이 속출했고 이어 국내 시장까지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플라이강원을 시작으로 신규 LCC 3곳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치킨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들은 자체적인 생존전략으로 일본 노선을 줄이고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는 등 노선 정리에 나섰다. 일본 불매 운동으로 탑승률이 낮아 일본 노선은 띄울수록 손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휴 비행기와 승무원들을 동남아·중국 등 노선을 변화했으나 이마저도 운행 거리, 시간 등의 제약으로 쉽지 않다. 여기에 인천공항·김해공항·제주공항 등의 슬롯이 포화라 노선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들은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유휴 인력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 희망휴직,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추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산업이 미국과 유럽처럼 ‘메가 캐리어’ 체제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항공자유화로 항공사들이 난립하며 과잉 경쟁이 벌어졌고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M&A)이 진행되며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독일 에어베를린, 알이탈리아항공 등 2018년부터 2년간 40개의 항공사가 파산했고 미국의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에어라인과 콘티넨털항공, 유럽의 에어프랑스와 KLM,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 등이 M&A를 통해 업계를 재편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국내 시장도 미국의 사이클을 뒤쫓아 구조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금융권에서 빅뱅이 일어난 뒤 현재 안정적인 금융권 상황을 만든 것처럼 항공업계도 중장기적 일어날 산업 개편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자로 자금력이 탄탄한 HDC그룹을 낙점한 것은 업계 재편을 염두에 둔 결과로 풀이된다. 자금력을 보유한 곳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정상화한 뒤 추후 M&A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이 다시 매물로 등장하거나 이들이 또 다른 항공사를 인수하는 등 M&A가 진행될 경우 모회사의 자금력이 중요한 요소”라며 “항공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캐빈 외주화, 국내선 기내식 중단 등 다양한 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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