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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주가 수익률과 '제3의 변수'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주식투자를 할 때 투자자들은 주가 수익률과 단순히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가짜 상관관계를 제대로 된 인과관계로 착각하기 쉽다. 경제학에서 시작된 인과 관계에 대한 고민은 요즘 주식시장에서까지도 논의가 활발하다. 인과 관계에 대한 연구는 초창기 의료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 탱크인 RADN에서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자 조지프 뉴하우스가 1974년부터 1981년까지 현재 가치로 36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미국 6개 도시의 2,700가구를 대상으로 의료보험 본인 부담률과 의료비 지출에 대한 관계를 밝힌 실험을 들 수 있다. 실험의 초기 결과는 간단했다. 의료 보험 구조상 의료비 지출 시 본인이 의료비를 공동 부담하는 보험을 가진 사람은 의료비 전액을 보험에서 부담하는 사람에 비해 의료비 지출액이 많았다. 즉 의료비 본인 부담률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병원을 방문하거나 치료를 받는 빈도가 낮아져 의료비 지출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의료 보험상 본인 의료비 부담률이 낮아 병원에 자주 방문하는 그룹이 본인 부담률이 높아 병원에 적게 방문하는 그룹에 비해 건강 상태가 의미 있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본인 부담률을 올리면 쓸데없는 병원 출입을 막아 오히려 국가 전체적으로는 의료비 지출이 억제됨으로써 효과적인 의료 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이 실험에서 간과된 ‘제3의 변수’에 대한 지적이 나오게 된다. 즉 애초에 실험에 포함되었던 2만7,000가구는 모두 직장 의료보험이 있었던 소위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건강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애초에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건강 상태였고 그래서 잦은 병원 출입이 꼭 건강상태를 좋게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필요한 요건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제3 변수의 존재 여부이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지배구조도 제3의 변수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회계상 실적이 좋은 회사가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주가 수익률, EBITDA 등 다양한 측정 방법이 생겨났다. 그런데 애초에 실적이 좋은 회사들을 역으로 살펴보면 안정적인 경영정책, 주주 이익 극대화에 관심을 가진 경영진들이 뒤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좋은 지배구조가 있는 회사들이 회사 실적이 좋고 결국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배구조가 좋으면 좋은 실적을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주가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제3의 변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제3의 변수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없이는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 크레디트 스위스 홀트(HOLT)에서는 이렇게 놓치기 쉬운 제3의 변수들에 대한 파악을 위해 회계 스코어 카드, 경영자 스코어 카드 등 여러 기본 스코어 카드를 발표하고 있다. 특히 주가 예측에 있어 인공지능(AI) 같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복잡한 알고리즘일수록 더 잘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관관계와 정확한 인과관계의 파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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