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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노미] 목줄 풀고 신나'개' 뛰어놀 곳 없을까?…늘어나는 반려견 놀이터

지자체들 동물복지 확대 추세에

반려견 전용놀이터 조성 앞다퉈

서울 5곳·경기 21곳 등 36곳 달해

"어린이 놀이터도 별로 없는데…"

주민 반발에 사업 취소도 잇따라

공감대 조성·갈등해결 노력 필요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강윤(왼쪽)양과 사촌 김유라양이 반려견 ‘뚜몽이’를 산책시킨 후 반려견 놀이터로 이동하고 있다./고양=김정욱기자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최선주씨는 2년 전 애완견 ‘맹맹이’를 입양했다. 최씨가 입양한 맹맹이는 활동성이 왕성한 비글종이어서 단순한 산책으로는 운동 욕구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맹맹이의 목줄을 풀어주고 뛰어놀게 하고 싶지만 그럴 공간이 없었다. 맹맹이가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최씨에게 올해 초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4월 집 근처에 있는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생긴 것이다. 5,500㎡(약 1,663평) 규모인 놀이터에 맹맹이를 풀어놓으면 알아서 운동도 하고 다른 개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수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려견 놀이터를 앞다퉈 만들고 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만든 반려견 놀이터는 올해 8월 기준 전국적으로 36곳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1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5곳, 인천 3곳, 전북 2곳, 강원·충남·충북·울산·경북 각 1곳이다. 이외 개인이나 기업 등이 만든 반려견 놀이터까지 집계하면 100곳이 훌쩍 넘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추측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조성하고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넓은 대지에 개들이 좋아할 만한 각종 놀이기구를 설치해놓고 마음껏 뛰어놀게 해놓았다. 견주는 개를 놀이터에 풀어놓고 그 주변에서 나름대로 시간도 보낼 수 있다.

지자체들이 반려견 놀이터를 본격적으로 만든 것은 2012년부터다. 울산 남구가 울산대공원에 ‘울산애견운동공원’이라는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했고, 같은 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도 코리아디자인센터 앞과 금곡 물놀이장 상류, 백현중학교 앞 등 3곳에 반려견 놀이터를 개장했다. 이후 전국 지자체들이 유행처럼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면서 주민과 그 애완견의 욕구를 충족해주고 있다. 과거에는 개를 키우게 되면 산책 정도를 시켜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개를 위한 전용 놀이터가 생겨나 동물복지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반려견 수가 늘게 되니 자연스럽게 전용 놀이터도 생겨나고 있지만 지자체의 이런 정책이 마냥 환영받는 것만은 아니다.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려 할 때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해 상급 기관으로부터 예산도 받아오고 공사 설계도 마쳤지만 취소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서울 노원구는 월계동 영축산근린공원에 올해 초 개장을 목표로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추진했다. 반려견 놀이터 조성 계획을 공원 인근에 사는 견주들은 당연히 반겼으나 반대 민원도 쏟아져 사업을 재검토하게 됐다. 일부 주민들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많지 않은데 강아지 놀이터까지 만들어야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폈다. 노원구 관계자는 “현재도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두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반려견 놀이터를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내년 여름은 넘어갈 것 같은데 반대 의견이 많으면 이마저도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와 중랑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서구는 가양동 궁산근린공원에, 중랑구는 신내동 봉화산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우세해 결국 강서구와 중랑구는 서울시로부터 받아온 예산을 반납하고 반려견 놀이터 건립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또 전북 전주시도 덕진동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려 했지만 인근 주민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지자체 주민들의 강한 반발도 있지만 지자체의 반려견 놀이터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 조성은 지자체장의 공약사항인 경우도 많고 주민들의 요구가 강한 측면도 있다”며 “반려견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지자체 놀이터는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만 해도 우선 내년에 반려견 놀이터를 최소 5곳은 조성할 계획이다. 이종주 서울시 동물보호과장은 “내년에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원하는 자치구의 수요를 파악해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최소 5곳 자치구를 선정해 자치구당 1억원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반기는 주민도 있지만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기에 앞서 ‘혐오시설’로 비치지 않도록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는 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태규 단국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동물복지 차원에서 반려견 놀이터가 필요할 수 있지만 이는 주민들의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며 “반려견을 키우는 주민과 안 키우는 주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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