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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주 가로막는 대우조선 노조 뭐하자는 건가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 업계에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카타르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100척, 금액으로 2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LNG선 발주 계획을 세웠다. 국내 조선 업계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데다 과거 카타르가 발주한 45척을 모두 따낸 경험 때문에 수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사내 소식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읍소한 내용을 보면 대우조선은 수주 대열에서 제외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주처가 중요시하는 노사관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카타르 정부는 선진 노사관계를 요구한다”며 “최근 LNG선 입찰 프로젝트에서 선주는 ‘노조가 기업결합 이슈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공정이나 납기가 지켜지겠냐’며 우려를 나타냈고 결국 우리는 수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조원짜리 수주전에 뛰어들기도 전에 자격 미달 통보를 받은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올 초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발표가 난 후 줄곧 반대 의사를 밝히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달 초에는 합병 승인을 얻어야 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찾아가 합병을 반대하는 해외 원정 투쟁까지 나섰다. 발주처는 이런 노조를 바라보면서 대우조선이 품질을 유지하고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를 염려했을 것이다.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12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는데도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장의 지적대로 선박시장은 발주가 줄고 가격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은 10월 중순인 현재 51억4,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의 61%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남은 일감은 계속 줄어 1년치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한다면 일감이 떨어지고 일감이 떨어지면 곧바로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생존을 위한 선택인 합병을 반대해 수주에 실패한다면 이런 어리석은 행위가 또 있겠나. 이렇게 가다가는 강성 노조 때문에 결국 군산공장의 문을 닫아야 했던 한국GM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 회사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회사를 죽이면 자기도 죽는다는 것을 왜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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