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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장기화에 홍콩 통화당국 양적완화 실시...최대 45조원 푼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비율 2.0%로 낮춰

시위 장기화하며 10년만에 최악 성장률 기록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14일(현지시간) 차터가든에 모여 성조기를 들고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 통화 당국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양적 완화 정책에 나선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실질적인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은 ‘경기 대응 완충자본(CCB·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 적립 비율을 기존 2.5%에서 2.0%로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CCB는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 등 비상시를 대비해 시중은행에 일정 비율의 자본을 적립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말한다. 홍콩은 지난 2015년 이후 CCB 적립 비율을 2.5%로 유지해 왔다.

에디 웨 홍콩금융관리국장은 “경기지표 등을 보면 홍콩의 경제 여건이 지난 6월 이후 심각하게 악화했다”며 “CCB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이 내수를 뒷받침하고 경기 하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CB 비율이 0.5%포인트 낮아지면 홍콩에 약 2,000억∼3,000억 홍콩달러(약 30조원∼45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된다. 이는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홍콩 금융업계는 기대했다.

무역전쟁에 시위 사태까지 겹치면서 홍콩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에 그쳤다. 이는 1·4분기와 같은 성장률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3·4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이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4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하더니 올해 1·4분기에는 0.6%를 기록했다. 이번 양적 완화 정책은 투기 세력의 공매도 공격을 받는 ‘달러 페그제’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홍콩은 지난 36년 동안 미국달러 대비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통화 가치가 움직이는 달러 페그제를 채택해 왔으며, 홍콩 금융관리국은 통화정책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동해 왔다. 하지만 시위 사태 등으로 자본 유출이 이어지고 경기 하강이 심해지면 달러 페그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투기 세력은 최근 홍콩달러에 대한 공매도 공격을 가하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지난 7월 말 현재 4조138억 홍콩달러(약 625조원)에 달하는 외환 기금을 보유해 투기 세력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번 양적 완화 정책으로 경기 안정을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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