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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공학 투자해 성공...저개발국에 좋은 사례"

[노벨경제학상 뒤플로·바네르지 부부 간담회]

전세계 빈곤퇴치·보건문제 해결 연구 본격화 하길

이제 '뒤플로와 그 남편'...아이들 몰래 출근때 일 얘기

韓 여성들에 "큰 꿈 꾸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조언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왼쪽) 부부가 14일(현지시간) 보스턴의 MIT 탕센터에서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보스턴=김영필특파원




“이번 수상은 우리뿐 아니라 빈곤퇴치 운동 전체가 받은 것입니다. 노벨상을 받게 돼 앞으로 남은 많은 관문을 좀 더 쉽게 뚫고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14일(현지시간) 미 보스턴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탕(Tang) 센터의 3층 강의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부부 연구자 아브히지트 바네르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가 라파엘 레이프 MIT 총장의 박수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섰다. 휴일인 ‘콜럼버스 데이’였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기자와 학생, 시민들로 강의실이 빼곡했다. 부부의 노벨경제학상을 알리는 전화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을 정도였던 두 사람은 이날도 자신들에게 쏠린 관심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두번째 노벨 경제학상 여성 수상자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 MIT 공대 교수가 14일(현지시간) 보스턴의 MIT 탕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보스턴=김영필특파원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부부는 “영화 세트장에 잘못 들어온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수상은 빈곤퇴치 운동 전체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부인인 뒤플로 교수는 “전 세계 빈곤퇴치 연구가 본격화하기를 바란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캐리커처로 희화화 대상이 되는 게 다반사이며 그들을 도우려는 이들조차 빈곤층 문제의 뿌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빈곤퇴치와 저개발국가의 보건문제 해결을 위해 케냐 농부들의 비료 사용방안과 인도에서의 의사 훈련, 아프리카에서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예방, 소액대출 프로그램의 효과, 인도네시아의 원조 프로그램 영향 같은 개별 사례를 위주로 연구를 해왔다. 남편인 바네르지 교수는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남은 많은 관문을 좀 더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왼쪽) 부부가 14일(현지시간) 보스턴의 MIT 탕센터에서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보스턴=김영필특파원




이날 회견의 관심은 단연 뒤플로 교수였다. 그는 여성으로서 두 번째로 노벨경제학상을 탄 것과 관련해 “전통적으로 남성 지배적인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때에 상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가 상금으로 라듐을 샀다는 내용을 어렸을 때 읽은 적이 있다”며 “공동 수상자들과 우리의 라듐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를 포함한 수상자 3명은 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8,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도 뒤플로에 무게중심을 뒀다. 바네르지 교수는 “스웨덴의 노벨위원회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컨퍼런스콜을 해주기를 요청했는데 여성을 원한다고 했다”며 노벨위원회 역시 두 번째 여성 노벨경제학상에 의미를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MIT 대변인은 “바네르지와 그의 아내”가 아닌 “뒤플로와 그 남편”으로 불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뒤플로의 노벨상 수상은 프랑스 경제학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명문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한 뒤플로는 기자회견장에서도 프랑스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질문에 답했다.

기자회견 후 특파원들과 만난 뒤플로 교수는 “교육이 한국이 성공한 핵심 요소라고 본다”며 저개발국가에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바네르지 교수도 “한국은 공학과 교육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거들었다. 다만 이들 부부는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한국적 모델에 대한 기계적인 적용에는 선을 그었다.

46살의 역대 최연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뒤플로 교수는 “다른 일하는 부부와 다른 게 없다”며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냈다. 그는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인 줄 아는 7살과 5살 아이들이 있다”며 “아이들이 식탁에서 경제학 같은 무거운 얘기를 하지 못하게 해 우리 부부는 음식을 만들거나 걸어서 학교에 갈 때 몰래 일과 관련된 대화를 한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엄마라는 자리는 나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게 해준다”고 말했다. 여성 노벨상 수상자로서 한국 여성들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큰 꿈을 꾸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보스턴=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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