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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은 비정치적 사안…北에 석회·살처분가스 등 제안 필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

"국제제재와 상관 없는 남북협력 대상"

"北서 온 멧돼지 사체 통한 유입 우려"

"남측 제안에 답 없지만 공동대응 필요"

23일 오전 ASF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한 양돈농장 앞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 방역에 정부가 총력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더 적극적으로 방역 협력을 제안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달 초 태풍과 호우가 한반도를 휩쓴 이후 북측에서 떠내려온 멧돼지 사체를 통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또 ASF 대응 협력은 유엔 및 미국 독자 제재와도 무관한 비정치적 사안인 만큼 남북 협력 프로세스 진전의 계기로도 삼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23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호홍 신안보연구실장과 오일석 부연구위원이 함께 내놓은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남북협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북한에서 ASF 확진 사례가 공식 보고된 직후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측에서 답을 받지 못했다. 지난 17일 국내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다시 북측에 연락했지만 여전히 북측은 묵묵부답이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남북 어느 일방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남북은 공동 대응에 상호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고서는 “ASF에 대한 남북 공동대응은 비정치적 사안”이라며 “인간의 생명 및 삶의 질 향상과 관련이 있고 인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유엔 제재와 미국의 독자제재 상황 하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협력 방안으로는 남북 양측이 발병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남측에서 방역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측에 제공할 수 있는 물품으로는 구체적으로 석회와 살처분 가스 및 해당 장비를 꼽았다. 또 보고서는 “ASF 진단과 검사 및 검증을 위한 장비와 시설 및 인력의 제공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목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직원들과 방역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北서 떠내려온 멧돼지 사체 ‘요주의’

지난 17일과 18일 경기 파주와 연천에서 잇따라 ASF 확진 사례가 나오고,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경기 지역에서 의심 사례가 접수 되고 있지만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에 유입 경로에 대한 여러 가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첫째는 양돈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다. 이들이 ASF가 발병한 고국을 다녀온 동포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양돈 농가로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ASF는 이미 아시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확산 돼 있다. 원래 아프리카 토착 풍토병이었으나 스페인을 통해 동유럽으로 확산 됐고,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몽골, 베트남, 북한 등 아시아 지역으로까지 퍼졌다. 베트남의 경우 올 2월 첫 확진 사례가 나온 후 5개월 만에 전역으로 확산 돼 284만 마리의 돼지가 폐사하거나 살처분 됐다. 이는 베트남 전체 돼지의 10.3%에 해당한다.

이달 초 태풍 링링과 집중호우가 한반도를 휩쓴 후 북측에서 멧돼지 사체가 남측으로 떠내려왔고, 사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인근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농장으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사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에 남측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멧돼지가 감염 되는 경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3일 강원 춘천시 동산면의 양돈 농가 집입로에서 농협강원지역본부 임직원들이 ASF 차단을 위해 생석회를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농협


또 태풍 타파…정부, 방역 초비상

태풍 링링에 이어 타파가 한반도를 또 치고 지나간 직후인 23일 오전 경기 김포에서 또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아직 정밀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김포가 확진 되면 한강 이남 발병 첫 사례가 되는 만큼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높다.

이에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방역 추진상황 점검 회의에서 “현재 긴급 차단 방역 조치 중”이라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소독약과 생석회를 도포하는 등 그간의 방역 조치를 조속히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ASF 차단 ‘골든 타임’으로 2~3주를 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ASF가 1개월까지 가서는 안된다”며 “농식품부의 역량을 이번에 유감없이 보여 세계방역 사상 기록이 될 만한 단기 승부로 끝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ASF 확진 사례가 나온 파주·연천 지역 양돈 농가 및 이들과 역학 관계에 있는 타 시군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 된 혈청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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