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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헌법재판연구원장에 9년째 관용차 무단 지급해온 헌법재판소

헌재연구원 차관급 아닌 1급인데도 무단으로 전용차량 배정

지난해 전용차량 렌트비 1,150만원에 기름값 470만원 사용

직원 연구보고서 실적 부족한데 외부강의 4년 새 2.4배 늘어





헌법재판소가 규정에 없는 관용차를 산하기관인 헌법재판연구원 원장에게 9년째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에만 당초 목표로 잡았던 예산액보다 1,000여만원을 초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헌재는 13대의 대형 승용차를 전용차량으로 운영하며 임차료 2억4,514만원과 유류비 5,079만원을 사용했다. 관용차 지급 대상은 헌법재판관 8인, 사무처장, 사무차장, 수석부장연구관, 선임부장연구관, 헌법재판연구원장이었다.

하지만 헌재연구원장은 1급 상당 공무원이어서 관용차 지급 대상이 아니다. 헌재의 ‘공용차량 관리규칙’에 따르면 업무용 차량이 아닌 전용 차량은 차관급 이상에게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헌재는 헌재연구원이 출범한 지난 2011년 4월부터 줄곧 관행적으로 관용차량을 지급해왔다.

지난해 헌재연구원장은 관용차 운용비로 임차료 1,150만원과 유류비 470만원을 썼다. 규정에 없는 관용차가 지급되면서 헌재는 당초 집행 예정이었던 관용차 임차료 2억3,499만원보다 1,015만원이 늘어난 2억4,514만원을 사용했다.



정부의 ‘공용차량 관리규정’도 관용차 배정 대상은 각 부처 장·차관, 처장, 장관급 공무원,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차관급 공무원으로 한정된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이상 국회)와 법원행정처(대법원) 역시 관용차는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에게만 지급된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헌재가 헌재연구원장에게 전용차량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 규정을 위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나 다른 헌법기관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헌법을 연구하는 헌재연구원의 연구보고서 실적이 부족한 데도 외부강의는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헌재연구원 소속 직원이 신고한 외부강의 건수는 지난 2016년 12건에서 지난해 29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헌재 전체 직원의 외부강의가 45건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64%에 달한다.

하지만 헌재연구원의 주된 업무인 연구보고서 발간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최근 5년간 헌재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발간 실적을 보면 2014년 14건을 기록했고 이후 16건(2015년), 19건(2016년), 20건(2017년), 19건(2018년)에 그쳤다. 연구인력 1인당 연간 연고보고서 발간은 0.9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헌재 공보관실 관계자는 “헌재연구원장이 헌재 산하 기관장이어서 관례적으로 관용차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의 지적사항을 검토해 조속히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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