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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노들섬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 자국, 만고풍상 비바람에 몇 번이나 지나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 믿을 이로다’ 1934년 발표돼 인기를 끌었던 노들강변이라는 민요풍 가요의 일부분이다. 노들강변의 ‘노들’은 한강 남쪽 지역을 가리키던 말로 지금의 노량진동이다. 노량진(鷺梁津)은 본래 ‘노돌 나루’라 불렸다. 조선 태종 14년(1414년) 이곳에 나루터를 만들면서 노돌 나루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백로가 노니는 징검돌이라는 의미로 ‘백로로(鷺)’와 ‘징검돌 양(梁)’에서 각각 음과 뜻을 따서 ‘노돌’이라고 했다가 ‘노들’로 바뀌었다는 게 정설이다.

노들섬은 원래 한강이 홍수로 범람할 때마다 생겼던 노들강변 북쪽에 붙어 있던 백사장이다. 지금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와 동작구 노량진을 연결하는 한강대교 밑에 있는 섬이다. 일제가 1917년 한강 최초의 인도교를 건설하면서 모래언덕에 흙으로 둑을 쌓아 타원형으로 인공섬을 만들고 중지도(中之島)란 이름을 붙였다. 정부가 1995년 일본식 지명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노들섬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조선시대에는 노들섬이 있던 백사장에 배를 만들던 조선소가 있었다. 조선소에서 못질하는 소리가 한양 도성까지 들렸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조선소 인근에는 역적이나 중죄를 지은 죄인을 참수하는 형장이 있었다. 단종 복위 운동을 추진하다 실패한 사육신도 이곳에서 참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들섬은 광복 이후 1960년대 중반까지도 여름에는 피서지와 낚시터로,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사용됐다. 1968년 한강 개발사업으로 강변북로가 건설되면서 자재로 모래를 채취해 백사장은 사라지고 현재 모습이 됐다.



그동안 서울시는 노들섬을 개발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수차례 발표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오페라하우스와 한강예술섬 등의 프로젝트가 구상됐지만 예산문제에다 효용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번번이 백지화됐다. 최근 몇 년 전까지도 텃밭으로 제공된 일부 부지를 제외하고는 출입이 통제된 녹지로 방치돼 있었다.

서울시가 노들섬을 ‘음악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오는 28일 정식 개장한다. 대중음악 전문공연장과 서점·도서관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고 한다. 오랜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노들섬이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기 바란다. /김정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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