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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서 이례적 간담회 추진…부동산 상한제 도입 조율하나

국토부 "내달 시행"에 반론 커져

전문가 등 참석…개최 일정 논의중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시기를 놓고 주택시장의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이 이례적으로 부동산 정책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적용시점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간 미묘한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내부 조율에 나설지 주목된다.

19일 총리실에 따르면 조만간 부동산 정책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대정부질문과 상임위 개최 등이 겹치면서 일정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민간 분양가상한제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학계, 시민단체, 국책연구기관, 민간연구원 전문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주무부처인 국토부를 대신해 총리실이 부동산 정책 점검을 위한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을 다룬다고는 하나 사실상 국토부와 이견을 보이는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일정을 두고 내부 의견 조율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그간 분양가상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10월 시행’ 의지를 거듭 내비쳐왔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여당 일각에서는 주택공급 부족, 경기 둔화 등을 우려하면서 시행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반론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국회에서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가장 좋은 시기에, 가장 좋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부처 이견에 간담회 여는 총리실…상한제 시기·대상에 영향주나>



국무총리실에서 이례적으로 부동산 정책 간담회를 준비한 것은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 속도조절 의견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획재정부는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 신중론을 펴고 있다. 국무총리실 역시 주택공급 위축, 로또아파트 청약 열풍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시장 동향과 전문가 제언 등을 들어보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2015A04 분양가상한제수정


◇상한제, 23일 입법예고 마무리=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시장에 강한 파장을 불러오는 만큼 지난달 정부 발표 이후 반대 움직임이 끊이지 않았다. 정비사업 조합원 1만여명은 이달 초 “분양가상한제 소급 적용을 저지한다”며 총궐기에 나선 바 있다.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는 분양가상한제를 행정 주무부처가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대상과 시기를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민간 위원 숫자를 대폭 늘리는 법안을 내놓았고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에 소급 적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각종 반대 의견이 줄을 잇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관련 시행령 개정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확대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청취는 오는 23일 종료된다. 이후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공포·시행된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입법예고 안내에는 2,200개가 넘는 의견이 달렸다. 대부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에 소급 적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는 건물 철거 혹은 이주가 종료된 곳이 많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돼 소급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아파트가 철거돼 이미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단계인데 ‘소급 적용’을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의견들을 종합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로 넘길 예정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1,000명 이상의 의견이 들어와서 검토하는 데 시간이 좀 소요될 것 같다”며 “검토 과정이 종료되면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당초 법안 공포·시행이 이르면 10월 초 가능할 것으로 설명했는데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이 길어지면 10월 말 이후가 될 수도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규제인 만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중요 규제로 판단해 약 2주가량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간담회, 상한제 적용시기 영향 줄까=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법규가 마무리되면 파급 효과가 큰 지역 위주로 바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투기과열지구를 대상으로 지역을 선정하는 만큼 전국적으로 여파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무리되면 아파트 가격 동향, 청약 시장 상황 등을 살펴보고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적용 시기와 대상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부처에서는 신중론이 여전하다. 기재부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경제성장률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분양가상한제가 10월에 바로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며 부동산 상황이나 경제여건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 협의로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측의 견해가 미묘하게 다른 만큼 조정 기능을 가진 총리실의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총리실에서 부동산 간담회를 연 것도 이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에는 부동산 전공 교수와 연구원, 시민단체 부동산정책 담당자 등을 고루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도 당초 국장급으로 참석을 의뢰했는데 국회 일정 등으로 답변을 듣지는 못한 상태였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국정 현안이나 주요 정책에 대해 현장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듣는 자리를 한 번씩 마련한다”며 “국토 균형 발전과 포용적 주거 정책 등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 측은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적합한 날짜를 재선정한 뒤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기와 대상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총리실은 현재 부인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지역과 시기는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며 “총리실에서는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목적에서 간담회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는 워낙 파장이 큰 정책인 만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전에 관계부처 협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국토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부동산정책과 관련한 한 전문가는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규제의 ‘끝판왕’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규제인데 국토부에서 임의로 시행 시기와 대상을 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총리실이 키를 쥔 상황에서 부동산 간담회 의견은 정책 판단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강동효·진동영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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