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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저성장 해법 찾자"...日 날아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추석연휴 현지서 실패사례 분석

"리스크 관리가 관건" 반면교사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저금리·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묘책을 찾기 위해 일본 보험산업 케이스 스터디에 나섰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일본 현지를 방문해 일본 생보업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고 현지에서 직접 보고들은 일본 보험사들의 실패사례를 임직원에게 공유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1~14일 일본 도쿄에 출장을 다녀왔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부를 만큼 장기침체를 겪었던 일본 보험산업의 실패담을 반면교사 삼아 교보생명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출장이었다.

이번 출장을 통해 신 회장이 얻은 교훈은 앞으로 보험사의 생존 여부는 리스크 관리에 달려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본의 생보사들은 급격한 금리 하락에 직면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잇달아 파산했는데 당시 파산한 생보사들은 금리 경쟁과 과도한 배당을 일삼고 위험자산 투자를 늘린 보험사들이었다”며 “상품 전략과 자산운용 전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생보사가 주력해야 할 것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라는 게 이번 출장에서 신 회장이 얻은 교훈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1997년 파산한 닛산생명을 시작으로 연쇄 파산한 도호생명·다이하쿠생명·타이쇼생명·도쿄생명 등은 저금리 국면에서 누적된 역마진에 쓰러졌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경제호황 속에 우후죽순 늘어난 생보사들이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판매경쟁을 벌인 결과였다.

올 들어 금리 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생보사들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급감했다.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보험계약이 역마진 규모를 확대한데다 신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자본확충의 부담이 커진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교보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4,819억원을 기록하며 대형 생보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15.8%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저금리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채권과 매도 가능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바꾼 결과다. 여기에 최근 생보사들의 재무적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에 일찌감치 주력한 점도 한몫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창업주인 신용호 회장 시절부터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등 일본 현지 보험업계와 교류하면서 한국에 앞서 금융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교훈을 얻어왔다”며 “2016년에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일본 자산운용 법인을 설립해 현지 금융·보험시장에 대한 조사와 투자를 강화한 결과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생보부동산신탁을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부동산 투자·운용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나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추진하는 점도 연장선상에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에 신 회장이 만난 현지 보험사 가운데 교보생명의 1% 주주로 신 회장 일가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메이지야스다생명 등이 있다.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문제로 재무적투자자(FI)들과 갈등을 겪었고 현재 중재소송이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IPO)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 하반기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중재재판에 앞서 제3의 투자자를 찾아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7월 본지와 만난 신 회장은 “투자 의사를 표명한 제3의 투자자가 있지만 가격 차이로 (투자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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