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이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임원 40% 축소 등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16일 현대일렉트릭은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유상증자 실시안을 의결했다.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할인율은 20% 적용된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는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지주 측 관계자는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자구노력이 뚜렷한 경영개선 효과로 이어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일렉트릭은 부지 매각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용인 마북리연구소와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등이 포함됐다. 현대일렉트릭은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된 약 3,0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쓸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100%대로 낮춰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은 △부서 통폐합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영업·연구개발(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고 현재 20개 부문을 4개로 축소한다.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고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면 재신임 절차를 밟아 임원 40% 정도를 줄일 계획이다. 또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나선다.
현대일렉트릭은 국내 발전 및 송배전 투자가 감소하거나 지연된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6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고 올해도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는 “국내외 시황 악화가 지속 돼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며 “2020년부터는 안정적인 흑자를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ap@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