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AI 품은 오디오북...출판시장 '볼륨업'

유인나 목소리 음성합성으로 재현

실제와 구분 어려워 폭발적인 반응

단시간 대량 생산...경제성도 갖춰

대교, 스타트업과 손잡고 직접 제작

침체 출판계 新성장동력으로 주목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돗단배로 혼자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84일동안 그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처음 40일 동안은 한 청년이 그와 함께 나갔다. 하지만 40일이 지나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배우 유인나 목소리를 재현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한 대목)

오디오북 시장이 인공지능(AI)을 만나면서 출판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보는 책이 아닌 듣는 책’ 오디오북은 음성을 넣어 만든 파일 형태로 독자에게 제공된다. 과거 문자음성 자동 변환(TTS)을 통한 기계음으로 시작해 유명 연예인, 스타 작가 등 셀럽이나 성우가 직접 책을 낭독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AI가 특정인의 목소리 표본을 분석해 인간과 비슷한 소리로 책을 읽어내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이런 음성합성형 오디오북은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배우 유인나의 ‘노인과 바다’가 대표적이다. 총 3시간42분 분량의 노인과 바다 요약본은 지금까지 누적 재생수 33만여회를 기록하고 있다. 책으로 치면 33만부 이상이 판매된 셈이다. 실제론 유인나가 아닌 음성합성기술로 AI가 만들어낸 기계음이다. 얼핏 들어서는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히려 발음이 뚜렷해서 듣기 좋다”는 평가도 있다.

음성합성기술로 만들어진 유인나의 오디오북은 2018년 1월 발표됐다. 국내 최초로 네이버 오디오북 플랫폼 오디오클립에서 선보인 음성합성형 오디오북 작품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관계자는 “유인나의 오디오북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테스트용이었다”며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와 함께 인간의 음성과 더욱 가까운 기존보다 진화한 형태의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디오북 시장은 매년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따르면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총 8,700권의 오디오북을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까지 10만명 이상이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북을 경험했으며 누적 판매량은 18만권에 달한다. 하지만 제작 비용과 시간 문제로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면, AI로 제작된 오디오북은 하루 만에 완역본을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출판업계도 AI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과거 오디오북이 비용 문제로 소위 ‘팔릴만한 책’을 위주로 발표됐다면 음성합성형 기술 도입으로 앞으로는 종이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판업계는 오디오북 판매가 종이책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오디오북을 발표한 민음사의 이시윤 차장은 “오디오북은 책 한권을 통째로 낭독한 완독형 파일이 평균 7시간 이상 분량에 달하고, 중장편 소설 1권을 녹음하는 총 20~30시간이나 소요될 정도로 부담스러운 작업”이라며 “AI 기술이 도입되면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가 단시간에 대량 생산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적으로 스타트업과 손잡고 오디오북 제작에 직접 뛰어든 곳들도 있다. 최근 대교북스주니어는 어린이동화 ‘까칠한 아이’ 오디오북을 출간하면서 성우낭독형과 음성합성형 두가지 버전을 내놨다. 음성합성형은 특정 인물이 아닌 AI가 자체 생산한 독자적인 음성으로 책을 들려준다. 대교 관계자는 “음성합성형 버전은 기존 성우가 낭독한 목소리를 완벽히 재현해내고 있다”며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교육 콘텐츠와 신규 방송 콘텐츠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버전을 도입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디오북 서비스업체 윌라의 이우진 홍보팀장은 “앞으로는 오디오북 시장은 음성합성기술을 통해 보다 완벽한 소리를 재현해내는데 성패가 달렸다”며 “오디오북 이용자가 원작 종이책을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침체된 출판시장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