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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승원이 말한 인간에게 필요한 세 가지

‘힘을 내요, 미스터 리’서 지적장애 철수역

“험악하고 흉흉한 사회, 한 줄기의 빛 같은 영화”

‘코미디’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배우 차승원에게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간애, 돈, 유머 이다”는 현명한 답이 돌아왔다.

“ 어떤 장르든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차승원은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쉽고, 더 가깝게 전달할 수 있는 유머가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긴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인간애’이다”고 강조했다. 어느새 50대의 길목에 들어선 차승원. 그는 “주변 사람들이 더 잘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형식적인 멘트는 아니었다.

차승원은 “주변 사람들이 잘 되면 그 영향이 저에게도 온다. 요즘 들어서 더더욱 느낀다. 예전엔 그런 건 못느꼈는데, 주변에 불행한 일이 생기면 결국 저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최근 자신의 화두에 대해 털어놨다.





그런 차승원이 따뜻한 눈길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이계벽 감독과 만났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차승원 분)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아이 같은 아빠 철수 앞에 어른 같은 딸 샛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럭키’(2016)를 통해 약 7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계벽 감독의 신작이다.

차승원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험악하고 흉흉한 사회, 한 줄기의 빛 같은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떻게 됐건,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다. 약간 부족한 아빠와 아픈 딸이 서로 도움이 전혀 안 될 줄 알았는데, 험난한 세상에 둘이 밀어주고 보듬어주면서 이 험악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남을 위해 희생하시는 (소방관)분들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더 좋았던 건 이런 희망적인 메시지가 포함 돼 있는 작품이란 점이다”며 작품의 강점을 설명했다.

아픈 아빠와 딸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영화의 관전포인트. 차승원은 “역시 가족은 있어주면 짐보다는 큰 힘이 되는구나”는 점이 배우인 자신을 움직였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또 한 번 깨닫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차승원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이계벽 감독을 손꼽았다. 그는 “이계벽 감독이라면, 이 부녀의 이야기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마음이 통하는 배우 유해진의 칭찬도 한 몫했다. 유해진이 말한 ‘이계벽이란 사람이 참 괜찮지?란 한 마디가 그를 움직였다.

“이 영화는 따뜻한 영화니까, 감독이 바라보는 세상과 시각이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이계벽 감독은 인간애는 물론 온정이 있는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자신이 만든 영화와 그게 전혀 다른 사람도 있는데, 저희 영화는 딱 감독님처럼 나왔다. 저랑 해진 씨가 느끼는 것이 비슷한데 공통적으로 ‘사람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





차승원이 열연한 철수는 후천적으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 초반에는 코믹적인 부분을 소화해야 했다. 인물을 희화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여긴 차승원은 코미디 톤을 적절하게 조절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그는 배우의 캐릭터 구축보단, 감독의 시각이 큰 도움을 줬다고 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들을 통해 감독의 시선이 왜곡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제 주장보다 이계벽 감독에게 다 맡기고 하자는 마음이 컸다. 사실 그런 게 많았죠.”



작품 속에선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를 만날 수 있다. 코미디 장르를 표방한 영화지만 뒷부분에서 반전(?)의 감정이 몰아친다. 그는 “그 해 우리는 너무 큰 충격에 빠졌고, 정말 아픈 사고였다. 사실 사고가 날 때마다 모든 국민들이 피해자였던 것 같다. 사고가 났을 때마다 주변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마운 분들이 있지 않나. 철수 역시 그중 한 직업군을 보여준다. 그분들한테 감사하다. ”며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이장과 군수’ 이후 12년만에 코미디로 돌아온 차승원. 그는 “추석에 맞춰서 반전을 노리는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이 들어 본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변주되고 있음을 느꼈고 그걸 영화가 충실히 담아냈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그렇기에 “감동과 눈물이란 신파 작품이란 우려 대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따뜻함과 행복함에 우선적으로 끌렸다”고 언급했다.

패션모델 출신인 차승원은 1997년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로 데뷔했다. 배우로서 활동 외에도 ‘삼시세끼’와 ‘스페인 하숙’ 등 최근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탈한 매력을 보여주며 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50대에 접어든 차승원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는 말과 함께. 50대에 접어든 차승원의 바람은 “크게 잘 되지 않고, 크게 못되지도 않고 지금처럼만 이대로 하면 좋겠다”이다.

“평범한 걸 추구한다. 나에게 특별한 일들이 생기기 보단 주변 사람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평온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NEW]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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