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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마트 8일 일제 휴업] 이커머스만 '한가위 특수' 보겠네

연휴기간엔 전국 275곳 강제휴무

명절 준비 앞둔 소비자 불만 커져

소비패턴 온라인으로 넘어왔는데

법 규제는 오프라인 점포에 국한

24시간 배송 앞세운 이커머스

신선식품은 추석당일까지 배송

'오프라인 핵심' 식품까지 장악





#경기도 분당에 사는 맞벌이 여성 김모(40)씨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 주말 장보기를 포기했다. 김씨는 토요일인 7일 출근을 하게 돼 장을 볼 시간은 8일 뿐. 그런데 분당 소재 이마트(139480)·홈플러스·롯데마트가 모두 8일 의무휴업이란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스트코 영업일도 알아보니 서울 양재점과 경기도 기흥의 공세점 모두 같은 날 휴무였다. 결국 김씨는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이 가능한 이커머스로 추석 장보기를 결정했다. 김 씨는 “맞벌이 부부와 주말에도 일하는 교대근무자 등에게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제도”라면서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데도 의무휴업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올 추석 전국 주요 대형마트의 65% 이상인 275곳이 강제 의무휴업에 들어간다. 특히 서울에 위치한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3사의 매장은 단 한 곳도 문을 열지 않아 소비자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발걸음은 정부의 의도대로 전통시장이 아닌 이커머스로 쏠리는 형국이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각종 규제로 주춤하고 있는 틈을 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역마진을 불사하는 마케팅 확대와 24시간 배송 시스템으로 앞다퉈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업체들은 추석으로 군불을 떼고 코리아세일페스타와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소비시즌의 기세를 몰고 가겠다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빅3’가 운영하는 전국 423개 점포 중 275개(65%)가 오는 8일 휴무에 들어간다. 이마트 전국 매장 159개 중 98개, 홈플러스 140개 중 99개, 롯데마트 124개 중 78개에 달한다. 서울에 위치한 3사의 점포 60개는 모두 문을 닫는다.



◇대형마트 8일 휴업 변경 요청에 ‘불가통보’=최근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가 지정한 임시휴업일(월 2회)이 추석 직전 주말과 겹치자 189개 시·군·구에 의무휴업일을 추석 연휴 전주인 8일에서 추석 당일인 13일로 변경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서울시와 부산시 등은 변경 불가를 통보하고 일부 지자체만 허용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60% 이상의 점포가 추석대목에 영업을 쉬게 됐다. 작년에도 추석 바로 전날이 일요일이어서 전국 276개 매장이 강제 휴업한 바 있다. 마트 업계 관계자는 “추석 직전 일요일은 추석 전체 매출의 15% 이상이 나온다”면서 “추석 대목을 노리고 다양하게 상품을 구성했지만 점포의 절반 가량이 문을 닫으면서 김이 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일요일 의무휴업은 지난 2012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유통환경이 급변하면서 규제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도 법 규제 대상이 대기업 오프라인 점포에만 국한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신용카드 소비액은 도입 전인 2010년 대비 동반 감소했고, 대형마트 업계 선두인 이마트는 올 2·4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다.

◇마트 배송 시간도 운영 시간 규제 발목=대형마트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영업 제한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당일 배송부터 새벽 배송까지 배송이 일상화됐지만 마트의 배송이 가능한 시간은 마트 오픈 시간에 한해서다. 올 추석 연휴에도 영업을 쉬는 마트는 온라인 몰에서 주문을 해도 배송이 불가능하다. 이커머스처럼 온라인 몰에서의 주문을 따로 처리하고 싶어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커머스 연중 무휴로 공세 강화=이커머스는 명절 연휴는 물론 연중 무휴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대표주자인 쿠팡은 당장 올 추석에 지난해와 달리 쉬는 날 없이 로켓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물 세트는 물론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도 추석 당일 오전까지 받아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자사의 택배 물류 인프라인 ‘쿠팡맨’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일반인들이 택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flex)’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배송 서비스 강화로 이커머스는 이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최후의 보루인 신선식품 시장마저 장악하고 있다. 올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식품 매출 규모가 대형마트 3사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식품 시장에서 이커머스는 13조5,000억원, 대형마트는 16조6,000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대형마트의 실적 저조를 틈타 이커머스가 16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선식품의 이커머스 구매 장벽이 사라지면서 ‘장보기 채널’의 대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다른 상품과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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