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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못하는 아이들 이제 이해해요."

'마음에도 공식이 있나요?(덴스토리 펴냄)의 저자

조난숙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수학, 심리학으로 천재 수학자 속마음 풀이

"인내력 키우는데 수학만한 과목없다."

입시 위주의 문제풀이로 수포자 양산

"수포자 되기 전에 쉬운 문제부터 풀자."





“수학은 수와 자연의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심리학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위의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수학과 심리학이 서로 맥이 닿아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랍니다.”

‘마음에도 공식이 있나요?(덴스토리 펴냄)의 저자 조난숙(사진) 한성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학박사이자 철학박사이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수학 해석학(확률론)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귀국 후 한성대 교수가 된 그는 1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고립된 학문’인 수학을 붙들고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없겠다는 고민 끝에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고 횟불트리니티대학원대학교에 입학을 했다. 8년간 교수이자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며 가르치고 공부하면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마저 땄다. 조 교수는 “현대 수학은 추상적인 학문으로 같은 전공자라고 해도 연구분야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다”면서 “공부한 내용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지만, 수학 전공자로서는 애초부터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고 심리학자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담 심리학을 공부한 후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학을 왜 싫어하고 못하는지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 마음 속에 두려움과 수치심이 잠겨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자들 중에는 비슷한 전공 분야의 학위를 잇따라 취득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과와 문과를 넘나들면서 박사학위를 마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는 “심리학을 공부할 때 수학적인 사고가 큰 도움이 됐다”면서 “수학으로 훈련된 사람은 논리력, 추리력, 추상적 사고력, 일반화 능력, 탐구력, 창의력 등이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중고등학교때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를 양산하는 교육과정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수학이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그의 주장대로 수학을 끈질기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때까지 수학은 입시에 좋은 성적을 얻기위한 문제풀이에 집중하다 보니 수학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서 “추상적 사고, 창의력, 논리력 등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갖춰야 할 덕목이지만 수포자를 양산하는 교과과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책은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페르마, 존 내시 등 수학 천재들이 이뤄낸 학문적인 성과와 당시 그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수를 이상향으로 추구했던 피타고라스가 무리수의 존재를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 노벨이 수학상을 만들지 않았던 진짜 이유 등 수학과 심리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조 교수의 설명대로 책은 수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3040세대 남자들 중에서 학창시절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던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뒤늦게 수학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학창시절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해 보고 싶은 보상심리와 자신이 공부 잘했던 학생이라는 사실을 점검하고자 하는 확인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심리학자가 된 후 행복하다고 말하는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학을 잘 하지 못해도 괜찮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라는 말로 격려를 하면 학생들이 의외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수학은 끈기와 인내력을 키우는 데 좋은 과목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조금 쉬운 문제를 포기하지않고 지속적으로 풀어나가며 공부하는 자세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성과를 얻게 된다. 그것이 내신 1등급보다 이후에는 더 큰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록 수학성적은 떨어져도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실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 비결은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많이 얻을 수 있도록 해야만 자신의 능력이자 자산이 된다”고 덧붙였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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