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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진, 상장폐지 결정...인보사사태 장기전 돌입

거래소 "인보사 성분 허위 기재에 품목 취소" 인정

티슈진 이의신청땐 한차례 더 심의...사실상 3심제

이달중 FDA에 임상 재개 위한 서류제출 총력전

성분이 뒤바뀐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로 최대 위기에 내몰린 코오롱티슈진이 결국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최대 2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인보사 사태는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기간 코오롱 측은 미국 임상3상 재개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후 15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재차 심의·의결하게 된다.





코오롱티슈진이 예상대로 상장 폐지의 수순을 걷게 됐음에도 인보사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종 결정까지는 2년이 소요되는 데다 이 기간 동안 코오롱측이 마지막 카드로 내세우는 미국 임상 3상 재개와 식약처와 벌이게 될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에 총력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보사는 지난 2017년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2액의 성분이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져 올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달 5일 티슈진 측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이 허위기재 또는 누락됐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했다. 티슈진은 5월28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티슈진이 기술특례상장 형태가 아닌 외국기업으로 상장한 만큼 상장폐지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행 코스닥 상장규정상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장기영업손실’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1년 더 영업적자가 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이 된다. 기술심사 특례요건으로 상장하면 5년간 장기영업손실 규정 적용이 면제되지만, 티슈진은 해외기업으로 기술심사 특례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티슈진은 지난 2017년 454억원, 2018년 3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1분기 역시 114억원 영업적자가 났다. 인보사의 판매 혹은 수출 금액의 2%를 매출로 받게 되는 구조상 티슈진이 올해와 내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거래소가 기심위 심사결과 티슈진이 상장폐지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만큼 코오롱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이는 거래소가 티슈진이 성분 변경 등 중요사항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물론 거래소가 이번에 상장폐지라고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곧장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티슈진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벌이게 된다. 사실상 3심제를 적용하는 만큼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슈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위 결정 이후 회사 측에서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측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과에도 마지막 남은 카드인 미국 임상3상 재개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재개 여부가 티슈진의 명운을 가를 핵심변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에서 임상이 재개된다면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더라도 추후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티슈진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를 위한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티슈진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달 안에 FDA에 서류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문제는 자금력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FDA가 설사 임상 재개를 승인하더라도 코오롱 측이 받게 될 자금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오롱 측은 티슈진으로 유입되는 자금으로 미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2017년 11월 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현재 중단된 1,000명 규모의 미 임상3상에서 실제로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는 1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통상 임상 과정에서 대상자 1인당 1억원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코오롱 측은 상장폐지 심사 기간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슈진의 누적 손실액은 2016년 645억원이었다가 2017년 인보사의 개발비용이 늘면서 1,11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후 지난해 말 1,492억원까지 증가했다.

아울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행정소송 결과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13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를 상대로 낸 인보사의 허가취소 처분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코오롱 측이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인보사를 판매하고 티슈진을 상장한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코오롱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티슈진은 한때 시가총액이 4조원까지 갔던 제약바이오주의 상징과도 같은 종목이었다”며 “거래소가 어떤 심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코오롱 측은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를 위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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