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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콩 시위대 자금줄"…中, 무력개입 구실 삼나

"美정보기관과 연계된 NED

20년간 反中세력에 23억 풀어

수차례 '색깔 혁명' 막후 개입"

인민일보 해외판 논평서 주장

외세 거부감 자극…와해 노림수

덩샤오핑 생전 발언 거론하며

중국군 동원 가능성 시사도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이 홍콩 시위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국이 배후에서 홍콩 시위를 조종하고 있다고 몰아가면서 홍콩에 대한 무력간섭 명분을 쌓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주 말 시위에서 화염병과 최루탄에 이어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한 후 중국군의 무력진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6일 1면 논평에서 “미국의 반중 세력이 홍콩 극단주의 세력의 막후에 숨어 검은손을 뻗치고 있다”며 “미국국립민주주의기금(NED)이 홍콩 인권 조사 명목으로 지난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00만홍콩달러(약 23억원)를 지원했고 또 그 산하기관을 통해 홍콩 반대파 조직에 395만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이어 “NED는 공개적으로는 비정부기구(NGO)지만 미국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며 “그간 일어난 여러 차례 ‘색깔혁명’ 역시 NED가 막후에서 개입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또 “홍콩 야당 인사가 5월 NED를 방문한 뒤 홍콩 폭력시위가 격렬해졌다”고 강조했다.

NED는 세계 각국의 반공단체와 자유민주주의 확산을 지원하는 단체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홍콩에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참석자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당초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한 홍콩 시위사태는 중국이 배후에 미국 등 서방국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 문제로 비화한 상태다. 중국은 이달 초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홍콩 시위대 지도부와 만나는 장면을 촬영하고 이 영사의 사진과 이름 등 신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미 국무부는 “폭력배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며 중국를 맹비난했다.

홍콩 시위 발발 후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외국은 1997년 홍콩을 중국으로 반환한 영국이었다. 다만 영국은 브렉시트의 혼란 속에서 뒤로 빠지고 곧바로 미국이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월 홍콩에서 100만명 시위가 벌어진 직후 “홍콩과 중국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시위 발생 이유를 “이해한다”면서 공개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18일에는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또 다른 톈안먼광장이 된다면 대처하기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홍콩 시위와 무역협상을 연계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시위 초기부터 미국을 배후로 지목해온 중국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홍콩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기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신화통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중국이 미국 배후설을 제기한 것은 홍콩 시위가 그 자체 동력 때문이 아니라 외세에 조종되고 있다는 선전을 통해 지지기반을 허물려는 이유로 보인다. 시위대의 일부가 미국 성조기 등을 들고 다닌 것도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됐다. 미국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한편 18일의 170만명 평화시위 성공에도 불구하고 25일 시위가 다시 폭력화하면서 중국이 실제 무력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25일 관영 신화통신은 덩샤오핑이 생전에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조만간 무력개입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홍콩 시위가 과거 톈안먼 사태와 달리 중국 자체를 뒤흔들 이슈는 아니고 또 무력진압 시 미국을 포함해 거의 전 국가와 대립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국군 동원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홍콩 사태를 두고 미국을 비난하지만 정면충돌할 수는 없다는 점이 중국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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