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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한 "韓, 美가 만든 질서에 전적 의존…日 갈등 해법 감정적 접근 자제를"

美 국무부 출신 '지정학 전략가' 본지인터뷰

한미일 파트너십 지소미아 종료

한미동맹에 악영향 불가피 우려





미국의 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사진)이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일본은 경제·군사 측면에서 한국이 필요하지 않다”며 “양국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과 달리 한국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만든 세계질서에 경제와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해왔는데 많은 한국인이 이를 잊는다”면서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미 국무부 출신으로 민간 정보기업 스트랫포 부사장을 지낸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손을 떼게 된다는 내용의 저서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로 국내 학계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자이한은 24일(현지시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산업과 시장 크기의 한계가 있어 미국이 만든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파트너를 일본보다 더 잘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그동안의 혜택과 질서를 부정하는 꼴이라는 뜻이다. 한미일 삼각 파트너십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최고 핵심전략이다.

그는 한일관계에 있어 감정적 접근을 자제해야 한다며 “한일관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자존심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전임 정부에 비해 일본에 더 타격을 주고 북한에는 더 부드러워졌다”며 “한국이 무엇이 자신의 이익이 되는지를 생각한다면 일본과의 갈등 해결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면으로 계속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자이한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증오의 한 쌍(hateful pairs)’으로 정의한다. 지난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일본의 강제지배와 그에 따른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가 한일갈등의 오랜 불씨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이한은 “만약 일본이 지소미아 파기를 포함해 한국 정부의 위협을 이겨낸다면 이는 한국 경제에 있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영향보다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7%를 차지하기 때문에 산업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일본은 국가의 성공에 한국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지난해 말 논란이 벌어졌을 때부터 일본은 자신들이 한국과의 협력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지역 배치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대만, 심지어 베트남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배치를 거부하면 (그 나라와 미국의) 동맹은 끝”이라며 “한국은 중거리 미사일을 유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손을 떼는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중동 석유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원유수송로를 보호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으며 세계경찰로서의 역할에도 관심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동맹을 골라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자이한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손을 떼고 나면 강력한 해군을 가진 미국은 북미 지역에 남고 남미는 아르헨티나 또는 그 주변국, 중동은 터키, 태평양은 대양 해군이 있는 일본이 각각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4개의 강자(서유럽 포함) 중 하나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자이한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의 승리를 단언했다. 그는 “중국이 환율을 1% 평가절하하면 미국으로부터 2~3%의 보복관세를 맞게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이를 의회의 승인 없이 쉽게 할 수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중국이 버티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는 게 자이한의 해석이다. 그는 “트럼프는 조직력이 극도로 약하고 주의력이 매우 짧다”며 “트럼프는 이미 대선 운동에 빠졌고 중국인들이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선거 때문에) 무역전쟁을 천천히 마무리 지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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