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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만 본 정책…신축아파트 거품 불렀다

분양가 상한제·자사고 폐지 등

시장 논리 외면한채 단면만 봐

헬리오시티 호가 18억 넘어서

5년이하 아파트값 0.35% 상승





올해 초 입주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신축 아파트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최근 매도호가가 18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1만여가구의 공급량 때문에 지난해 말 분양권 시세가 14억원대로 하락했지만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데 이어 현재 호가는 18억원을 넘어섰다. 8개월 만에 매매가가 4억원 가량 뛰었다. 인근 S공인 대표는 “분양가상한제 얘기가 나오자 전용 84㎡의 경우 18억원에라도 아파트를 구하려는 사람이 늘었지만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 대책이 되레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자사고 폐지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시장이 정부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일각에서는 신축 아파트 값에 거품이 끼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마저 나올 정도다.

가락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상한제 발표 이후 헬리오시티는 호가가 오르면서 전용 59㎡도 15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전용 84㎡의 호가는 18억원을 넘어 인근 잠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올 2월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이미 지난 6월 전용 84㎡ 기준으로 ‘매매가 20억 클럽’에 가입했다. 8월 초에는 23억5,000만원에도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가는 25억원 안팎이다. 개포동 H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이 분양가상한제로 매물이 귀해진 것을 알기 때문에 절대 떨어뜨린 가격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값 상승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7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가 본격 거론된 후 5주간 서울 신축 아파트 값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가 0.12% 오를 때 준공 5년 이하 아파트는 0.35%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20년 초과 아파트는 0.06% 오르는 데 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불안심리로 신축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오름세가 계속될지 여부는 분양가상한제의 시행시기와 범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강남 ‘래대팰’ 전용 94㎡ 호가 30억까지...성북 장위 분양권도 품귀>

“매물은 쏙 들어가고 호가만 부풀어가고 있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디에치아너힐즈는 이제 전용 84㎡의 호가가 25억원에 올라섰습니다. 이 가격에도 막상 산다고 하면 팔려고 하지도 않아요. 분양가상한제에 해당하는 개포주공 1·4단지 소유주들도 주변 아파트 가격을 보고는 곧 따라가겠다면서 버틸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개포동 G공인 대표)

서울 신축 아파트값 강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겹겹이 더해지는데도 말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시장의 우려대로 흘러가고 있다. 분양가를 낮춰 주변 집값을 끌어내리겠다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상한제까지 현 정부가 내놓은 크고 작은 대책은 14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공급 감소가 예상되자 새 아파트 실거래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분양가상한제가 도화선 역할을 하면서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당분간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상가에 있는 한 중개업소 벽면에 매매·전세 매물이 붙어 있다. /오승현기자


◇ 반포는 호가 기준 ‘3.3㎡당 1억원’= 현재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새 아파트 호가 상승 및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자사고 폐지로 학군 수요까지 몰린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가 이달 중순 29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입주 5년차인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이전 최고가를 넘겨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대치동 H공인 대표는 “현재 호가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 기준으로 30억원까지 올랐다”면서 “자사고 폐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시세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의 새 아파트도 전용 84㎡ 기준으로 두 달 새 호가가 5억원가량 뛰었다. 지난 6월 같은 면적에 20억원을 넘겼던 래미안블레스티지는 현재 호가가 25억원이다.

서초구 반포동은 호가 기준으로 이미 ‘3.3㎡당 1억원’에 다다랐다. 아크로리버파크 한강 조망권 전용 84㎡의 호가는 34억~3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9월 31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달 30억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도 호가가 30억원을 넘겼다. 반포동 R공인 대표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로열층은 31억원에 매수 문의가 와도 집주인이 망설이다 안 판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준신축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중순 1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9월(18억3,000만원)보다 올랐다.



◇강북도 신축 호가부터 쑥쑥=신축 강세는 강남 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입주 6년차인 마포구 상수동의 래미안밤섬리베뉴2 전용 84㎡는 이달 중순 13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달보다 1억원 이상 치솟았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도 지난해 최고가(11억원)에서 오른 11억7,000만원에 이달 초 실거래됐다. 노량진 뉴타운 주변의 동작구 상도동 상도더샵은 전용 101㎡가 11억6,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도 7월 13억8,000만원에서 무려 2억원이 훌쩍 뛴 15억8,000만원에 이달 손바뀜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힐스테이트 전용 84㎡ 역시 연일 최고가를 거듭하다 이달 초에는 12억원에 거래 신고됐다. 모두 입주 5년 내지 10년 이내의 신축·신축급 아파트다.

길음뉴타운의 준신축 아파트와 장위뉴타운 분양권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래미안8차 전용 84㎡는 3월 9억원에서 상승해 이달 중순 9억1,8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장위뉴타운 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는 지난달 8억2,8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된 후 호가가 8억5,000만원까지 올라선 분위기다. 장위동 W공인 대표는 “매물이 없어 난리”라며 “새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것 같으니 매도인들은 매물을 거두기 바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축 아파트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로 기존 주택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급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에 신축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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