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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삶 벗어나려면 뇌를 자극하세요."

<퇴근길인문학수업-관계(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권준수 서울대 의대 교수가 전하는 100세 시대 젊음의 비결-뇌

어린시절 작은 스트레스 견뎌야 뇌 신경 내성 커진다

부모의 과잉보호, 자녀의 성장기 정신건강 되레 해쳐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이 무덤덤하고 건조해진다고 호소하는데, 동기부여에 관여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새로운 환경에서 많이 분비되니까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면서 뇌를 적응시켜나가면 활기찬 중장년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퇴근길인문학수업-관계(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의 필진으로 참가한 권준수(사진) 서울대 의과대 정신과학실 교수 겸 자연과학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100세 시대를 맞이한 중장년층에게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을 이같이 소개했다.

권 교수는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면 단순히 삶의 무미건조함을 느끼는 것은 차치하고 파킨슨병 등 뇌 질환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도파민 분비의 감소는 자연스러운 신체의 변화인데, 갑자기 직장과 멀어지면서 삶에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면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방지하려면 취미생활, 지적활동 등을 통해 호기심을 키워나가면서 뇌를 자극하면 된다”면서 “이때 자연스럽게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게 되면 일상에 활기를 되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뇌로 인간을 보다’라는 제목으로 다섯 번에 걸쳐 강연을 하듯 원고를 써 내려간 그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현대인들에게 뇌는 어떠한 작용을 하며, 현대인들이 취약한 정신질환인 강박증 그리고 200여가지에 이르는 신경전달물질의 역할 그리고 창조성과 뇌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소개했다. 강박증 분야 전문가이기도 한 권 교수는 최근 뇌영상술을 이용한 정신과 질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뇌를 직접 들여다볼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 바로 뇌 영상술”이라면 “뇌영상술로 단층촬영을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무의식, 자아의 기능과 역할 등 뇌와 인간의 심리를 주제로 한 연구분야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향과 기질적인 차이가 뇌의 특정 부위의 활성화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보수와 진보는 뇌 활성화 부위가 다른지 등 연구주제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권 교수는 한국사회에 깊이 퍼져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의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켜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전문가다. 1990년대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을 순화시켜 조현병(調絃病)으로 개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악기의 줄이 느슨해지면 조율을 하듯이 느슨해져 있는 뇌 신경을 조율하면 치유가 가능한 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가장 큰 사회적인 오해에 대해 그는 “스트레스가 정신과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비슷한 정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도 쉽게 극복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이는 뇌의 취약성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어 “취약한 뇌의 소유자가 외부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정신과 질환을 호소하게 된다”면서 “이는 회복 탄력성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용수철을 당겼을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병증이 나타나더라도 70~80% 정도는 약물로 치료할 수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심리 상담 등을 겸해 완치에 이르게 될 정도로 의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은 감기가 걸려 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약을 먹듯이 뇌의 특정 부위의 회로가 느슨해져있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서 정신과 질환에 대한 오해를 경계했다.

권 교수는 젊은 세대의 뇌 회로가 과거 세대보다 다소 느슨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소소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면서 내성이 생기는데, 부모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과잉보호를 받으며 성장하게 되면 경미한 스트레스조차 견디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사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꿈과 직업 등을 쉽게 포기해버리기도 한다”면서 자녀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호와 지지를 우려했다. 그는 이어 “1억개의 신경세포가 회로처럼 연결된 뇌는 아직도 무궁무진한 연구대상”이라면서 “아울러 뇌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뇌야말로 인간을 이해하는 주요한 신체의 부위”라며 학자로서의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사진·글=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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