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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라인 간당간당했는데...쟁쟁한 선수들 제칠때 짜릿했죠"

<PGA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한 임성재>

BMW 챔피언십 마지막날

5언더파 치며 '파이널30' 진입

2016년 김시우 이후 韓선수로

3년 만에 최종무대 입성 '쾌거'

亞 최초 PGA 신인상도 기대

임성재 /출처=골프닷컴






“항상 중요한 순간에 잘해냈던 경험이 있어서 오늘 같은 날도 저 자신을 믿고 경기했어요.”

19일(한국시간) 통화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 임성재(21·CJ대한통운)는 다른 사람 같았다. 한껏 자세를 낮췄던 예전과 달리 목소리에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묻어나왔다. 우승 경쟁을 펼쳤던 데뷔전 뒤에도, 데뷔 최고 성적을 냈던 지난 3월에도, 플레이오프(PO)에 나서던 최근까지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로 매번 한발 물러섰던 그는 이날은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뤄 정말 기분 좋다”며 오랜만에 감정을 드러냈다.

그럴 만했다. 첫 번째 목표인 다음 시즌 투어 카드 유지를 이미 시즌 초반에 확정한 임성재는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CC(파72)에서 끝난 PGA 투어 페덱스컵 PO 2차전 BMW 챔피언십을 13언더파 공동 11위로 마쳤다. 시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24위에 오른 임성재는 상위 30명만 초대받는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22일부터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GC) 출전권을 따냈다. 두 번째 목표가 바로 최종전 진출이었다. 2016년 김시우 이후 한국 선수로 3년 만에 최종 무대 입성이다. 임성재는 최경주·양용은·배상문·김시우에 이어 최종전에 출전하는 다섯 번째 한국인이 됐다.



무엇보다 2018~2019시즌 신인 중 유일하게 3차전까지 살아남아 아시아인 최초의 PGA 투어 신인상 전망을 밝혔다. 한국계인 존 허가 2012년 수상한 적 있지만 그는 미국 국적의 재미동포다. 그동안 신인상은 매년 페덱스컵 최고 랭킹 선수가 가져간 터라 임성재가 이번 대회로 신인상을 예약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최대 라이벌인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지난달 우승도 했지만 페덱스컵 랭킹은 59위에 그쳤다. 모리카와가 올 시즌 9개 대회 출전에 그친 반면 임성재는 34개 대회를 뛰었다. 신인상은 시즌 뒤 선수 투표로 뽑는다. 임성재는 우승만 없을 뿐 거의 매주 동료들과 인사하고 연습하고 경기했다. 그는 “일단 루키 중에는 혼자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거라 분위기로 봤을 때는 (신인상 수상이) 유력한 것 같기는 하다”며 “거의 모든 동료 선수들과 사이좋게,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그들은 ‘성재’ 또는 ‘임’이라고 편하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3관왕(상금왕·올해의 선수·신인상)으로 PGA 2부 투어를 평정한 임성재는 지난해 10월 1부 투어 데뷔전을 공동 4위로 시작했다.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의 최고 성적을 내는 등 톱25에 열다섯 차례나 들면서 상금 285만달러(약 34억5,000만원·30위)를 벌었다. 제이슨 데이(호주), 필 미컬슨(미국), 조던 스피스(미국)보다 시즌 상금이 많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그의 스윙은 PGA 투어 여러 동료가 ‘부러운 스윙’으로 꼽기도 했다. 임성재는 “제 스윙의 가장 큰 특징은 백스윙을 아주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잘 되고 있으니까 다음 시즌에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최종전 진출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BMW 챔피언십에서 28위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임성재는 2라운드까지는 69명 중 공동 48위였다. 쟁쟁한 선수들만 남은 대회라 이틀 동안 20계단 이상을 끌어올리기는 사실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임성재는 3라운드에 6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24위로 뛰어올랐고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은 5언더파를 보탠 끝에 공동 11위 상금 19만6,100달러(약 2억3,700만원)와 함께 여유롭게 최종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임성재는 ‘뒤가 강한’ 스타일이다. 주니어 시절 우승의 대부분을 역전승으로 장식했고 일본 투어를 뛰던 2016년에는 막판 분전으로 극적으로 시드를 유지했다. “압박감이 커질수록 집중력이 높아지고 원하는 샷이 나온다”는 게 임성재의 자가진단이다. 이날 특유의 뒷심을 다시 한 번 발휘한 그는 “시즌 중 가장 짜릿했던 순간을 꼽자면 오늘이다. 커트라인에 걸려 있었는데 최근 바꾼 퍼터 덕을 톡톡히 봤다”며 웃었다.

부모와 매 대회 함께하는 임성재는 “‘정말 잘했다’며 안아주시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다”며 “한국팬들의 응원도 잊지 않고 있다. 응원해주시는 것보다 항상 더 열심히 한다는 자세로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회장 인근 한국식당에서 차돌박이와 삼겹살로 식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다는 그는 “시즌이 끝나면 저를 위한 선물로 제법 괜찮은 손목시계 하나 정도는 해주고 싶다”고도 밝혔다.

투어 챔피언십 진출로 임성재는 다음 시즌 메이저대회와 메이저급 대회 출전권을 무더기로 확보했다.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역시 마스터스다. 임성재는 “가장 나가고 싶던 대회에 생애 처음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어렵다는 12번홀(파3)을 빨리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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